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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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사업, 절대로 하지 마라

2017-11-06 (월) 문주한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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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사업체 매매가 활발하다. 장터를 떠나는 사람들도 있고, 그 자리에 새로 좌판을 까는 사람도 있다. 짐 싸서 떠나는 이들에게는 따뜻한 격려를,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내가 30년 동안 목격한 경험들을 들려주고는 한다. 오늘은 그 중에서 ‘공개할 수 있는’ 세 가지만 함께 나누고 싶다.

첫째, 혼자 할 거면, 절대로 사업하지 마라. 그동안 수많은 실패와 성공을 봐왔다. 내가 목격한 모든 큰 성공은 동업에서 나왔다. 나 하나로는 완벽할 수 없다. 그것이 돈이 되었든 뭐가 되었든,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동업자와 함께 가는 길 - 그것이 사업이다. 문과는 이과를 찾아야 하고, 기술자는 장사 수완이 좋은 사람을 찾아야 한다.

최근에는 은퇴한 부모와 젊은 자녀의 동업을 많이 본다. 부모가 가진 돈과 경험, 거기에 자녀가 가진 언어와 기술이 합쳐질 때, 최상의 동업이 가능하다. 비슷한 사례가 멀리 있지 않다. 나는 회사 멀쩡히 다니는 큰 딸에게 동업을 제안했다. 좋은 동업이 빠른 성공의 비결이다.


둘째로 내가 좋아하는 것에만 포커스 할 거면 절대로 사업하지 마라. 내가 아니라 남(market)이 좋아하는 것을 팔아야 한다. 한국 부모님이 공장에 쌓인 재고들을 그냥 줄 테니 미국에 갖다 팔아보라고 했다고 치자. 그 장사가 성공할까? 주방장 하다가 나와서 식당 차린다고 성공할까? 장사는 내가 현재 갖고 있는 것을 파는 것이 아니다. 생각의 저 너머, 결국 무(zero)에서 시작해서, 시장이 간절히 원하는 것 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 사업이다.

셋째, 순발력과 방향 감각이 없으면 절대로 사업하지 마라. 다른 CPA 사무실과 달리, 나는 손님들 은행 자료(bank statements)를 컴퓨터에 입력하는 직원들이 하나도 없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이면 벌써 내 책상에 그 결과물이 올라와 있다. 이 얼마나 싸고 빠른가. 무턱대고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 세상이 아니다. 방향이 틀리면 말짱 꽝이다. 낚싯대 들고 산으로 힘들게 올라간 들, 물고기 한 마리도 못 잡는다. 지금은 그런 ’돌격 앞으로‘ 시대가 아니다.

이제 정리를 해보자. 우리 같은 이민자들이 부자가 되는 방법은 취업보다 창업이 빠르다. 성공이 빠르다는 말은 실패도 빠르다는 뜻이다. 그런데 왜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실패할까? 누구는 왜 돈 되는 장사를 하고 있고, 누구는 왜 돈 잃고 건강까지 잃었을까? 오늘 하루만이라도 더 추워지기 전에 바닷가로 나가, 멀리서 나를 한번 바라보자. 답은 결국 내게 있다. (그 바닷가에서 낚싯대 멘 저를 만나면, 우리 반갑게 목례인사라도 합시다)

<문주한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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