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를 탄핵하라!”

2017-11-01 (수) 12:00:00
크게 작게
트럼프 대통령 주변이 갈수록 시끄럽다. 지난 1월 출범하고 10개월 쯤 되면 안정이 될 법도 한데, 트럼프 행정부는 하루하루가 새롭다. 매일 뭔가 일이 터지고, 행여 조용히 넘어갈세라 트럼프가 즉각 트윗을 해대고, 루머가 돌고, 가짜뉴스가 이어지면서 미국이 이처럼 시끄러웠던 적이 없는 것 같다. 완전 소음 공해다.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던 특검이 30일 트럼프의 최측근들을 기소하면서 ‘소음’은 극에 달했다. 지난해 대선 캠프의 선대 본부장 폴 매너포트 등 ‘트럼프 대통령 만들기’ 일등공신 3명이 전격 기소되었으니 파장이 만만치가 않다. 지난 대선 중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모종의 내통이나 공모가 있었는지를 조사하는 만큼 사실 화살은 트럼프를 향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 자체의 정통성이 뒤흔들 수도 있다.

그러잖아도 트럼프의 인기는 날로 떨어지는 중이다. 지난 29일 NBC뉴스/ 월스트릿저널 공동 여론조사에 의하면 대통령이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 사람은 38%에 불과하다. 업무 수행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사람은 58%. 30일 갤럽 조사에서는 지지도가 더 떨어졌다. 33%만이 대통령의 업무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62%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전 국민의 2/3가 대통령에 대해 불편한 심기라는 말인데, 이런 분위기를 타고 힘을 얻는 것은 탄핵론이다. ‘트럼프를 탄핵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골수지지층을 제외하면 대다수 미국민들은 점점 회의적이다. 정치적 성향이 다른 것도, 이념이 다른 것도 받아들일 수 있지만 “저렇게 저급한 사람이 미국의 대통령 맞나?” 하는 반응이다. 여기에 억만장자들이 돈을 쏟아 부으며 ‘탄핵하라’고 나서자 탄핵 여론이 급속히 확산되는 분위기이다.

트럼프 탄핵에 가장 앞장 서는 인물은 LA의 억만장자 톰 스타이어(60). 헤지펀드로 거부가 된 후 은퇴하고 환경운동가로 나선 그는 트럼프 탄핵을 위해 1,000만 달러를 책정했다. 지난 20일부터 탄핵 웹사이트(NeedToImpeach.com)를 가동하고, 자신이 직접 출연한 TV 광고를 지난 26일부터 내보내고 있다. 웹사이트 서명 운동에 참가한 사람은 이미 100만명이 넘었다. TV 광고는 트럼프가 시청하는 폭스 뉴스에 내보내고 있는데, 트럼프가 흥분해서 트윗을 날린 것은 물론이다.

스타이어의 주장은 단호하다. “트럼프는 우리의 헌법, 우리의 자유 그리고 우리의 삶을 위협한다. 탄핵 절차를 시작해야 할 때다.”

그에 앞서 지난 15일에는 허슬러 발행인인 래리 플린트가 워싱턴 포스트에 전면 광고를 냈다.

트럼프를 탄핵하고 백악관에서 몰아낼 결정적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1,000만 달러를 주겠다는 내용이다. “너무 늦기 전에 트럼프를 몰아내는 것은 나의 애국적 임무이자 모든 미국인들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그는 공언했다.

대통령 탄핵이 쉬운 일은 아니다. 연방하원이 탄핵안을 과반수로 통과시켜야 하고, 이어 상원에서 2/3가 찬성해야 대통령을 해임할 수 있다. 상하원을 공화당이 쥐고 있는 현실에서 실현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여론이 거세지면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에게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