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내의 손 굳게 맞잡고 거친 사막 건너

2017-09-27 (수) 12:00:00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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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재무 시집 ‘사막 위 집 한 채’로 미주문학상 수상

아내의 손 굳게 맞잡고 거친 사막 건너

미주한국문인협회 이윤홍(왼쪽) 회장과 ‘사막 위 집 한 채’로 23회 미주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변재무 시인이 본보를 찾았다.

변재무(76) 시인이 두번째 시집 ‘사막 위 집 한 채’(서울문학출판부)로 미주한국문인협회(회장 이윤홍)에서 수여하는 미주 문학상을 수상한다.

올해로 23회째 이어진 미주 한인 문단의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 중의 하나인 미주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변재무 시인은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나 해방과 더불어 한국으로 돌아와 마산에서 성장했다. 1975년 미국으로 이민 온 이후 거칠은 사막을 이겨나가는 끈질김으로 정원사로 자연을 가꾸고 짬짬이 시를 쓰며 살아가고 있다.

미주문협 문학모임에서 시를 공부하고 발표하며 첫 시집 ‘버팀목’에 이어 두번째 시집을 출간한 변재무 시인은 ‘연애편지 시인’으로 유명하다. 서울에 사는 아내에게 보낸 몇 백통의 연서가 40년이 넘는 세월 시창작의 토양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사막에 물꼬를 트다’라는 시인의 말에서 “아내의 손을 잡고 백도가 넘는 사막을 건넜다. 활활 타고 있는 사막 견디기 힘들어 돌아선 발자국들이 주위에 어지러웠지만 끝까지 걸어 나간 발자국들도 무수히 많았다. 혼자였다면 되돌아섰을지 모르는 사막 한 가운데서 굳게 맞잡은 아내의 손은 나의 버팀목이었고 아론의 지팡이에 피어난 싹이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변재무 시인은 창조문학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했고 오렌지 글사랑 모임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미주한국문인협회 이사이자 시와 사람들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권의 시집에서 70여편을 발췌, 영문시집 ‘Open the Flood Gate of the Wilderness’를 이윤홍 번역으로 펴냈다.

변 시인은 “미주 문협을 통해 함께 모여 시를 공부하고 발표할 수 있어 기쁠 따름인데 미주문학상이라는 큰 상을 받게 되어 부끄러울 따름”이라며 “상금 2,000달러는 순수 문학을 지향하며 우리의 문학을 세계에 알리고자하는 순수 문학단체의 활동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미주문협의 발전기금으로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23회 미주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10월6일 오후 5시 용궁 식당에서 열린다.

문의 (562)760-8340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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