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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현 칼럼] 암 통증, 마약성 진통제만 의존 위험

2017-09-19 (화) 조대현 /대한통증학회 회장·대전성모병원 통증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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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현 칼럼] 암 통증, 마약성 진통제만 의존 위험

조대현 <대한통증학회 회장·대전성모병원 통증센터 교수>

암환자 가운데 통증으로 고통 받는 사람은 64%나 된다. 이 가운데 43%는 통증도 제대로 조절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암으로 인한 통증인 ‘암성 통증’을 관리하는 것은 환자의 남은 생애 동안 존엄한 삶을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암성 통증 치료는 마약성 진통제 사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용량을 늘릴수록 진통효과가 커진다는 점, 부작용이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호전된다는 점 등이 그 배경이다. 암성 통증 치료 캠페인도 대부분 마약성 진통제가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는 논지로 전개되고 있다.


최근 모르핀 외에 다양한 마약성 진통제가 나와 효과적인 통증 치료가 가능해졌고, 통증 조절도 쉬워졌다. 하지만 마약성 진통제의 고용량 사용에 따른 문제점과 다른 유용한 통증 치료 수단이 간과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다른 수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약성 진통제만 의존하면 이를 과다 사용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환자의 삶의 질이 떨어진다. 고용량 마약성 진통제는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섬망(譫妄) 증상을 일으키는 주 위험인자다.

특히 통증 범위가 국한됐다면 적절한 중재적 치료로 통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중재적 치료는 신경치료의 일종으로 바늘을 통해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에 약물을 넣어 통증 전달을 억제하거나 척수강이나 신경총에 약물을 지속적으로 투여해 통증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상복부 통증에는 복강신경총 차단술, 하복부나 골반 통증은 상하복 신경총 차단술, 항문과 회음부 통증은 외톨이 신경절 차단술, 안면 부위 통증은 삼차신경절 차단술, 뼈 전이로 인한 통증에는 해당 뼈 부위 골성형술 등이 암성 통증에 쓰이는 대표적인 시술법이다.

췌장암 환자는 거의 모두 극심한 상복부 통증을 호소하는 데 복부 신경총 차단이나 파괴 시술로 통증 치료가 가능하다. 이밖에 미량의 마약성 진통제를 척수강 내에 펌프로 넣어도 진통 효과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중재적 치료가 적절한 시기에 이뤄지면 진통제 증량에 따른 부작용 감소 효과와 효과적인 통증 조절로 환자가 존엄을 유지하면서 삶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최근 통증 치료의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되는 세계보건기구(WHO) 3단계 진통제 가운데 마지막 3단계인 강한 마약성 진통제와 보조약으로도 통증 조절이 충분하지 않으면 중재적 치료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더 적절한 통증 관리를 하려면 중재적 치료를 마약성 진통제 등을 이용한 약물 치료로 해결이 안될 때 쓰는 최후 수단으로 여기지 말고 통증 치료 첫 단계부터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암 통증 치료의 궁극적 목적은 환자가 생의 마지막까지 존엄한 삶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근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에서 공동으로 발행한 암성 통증 관리지침 권고안(6판)에서도 암성 통증 치료 시 약물 치료 외에 심리사회적 지지, 중재적 통증 치료, 방사선 치료 등을 포괄한 다학제적인 접근을 강조했다. 또한 인지행동 치료도 적극적으로 고려돼야 할 치료법이다. 의료진과 환자와 가족 모두 다양한 암성 통증 치료법이 있음을 이해하고, 충분한 대화로 환자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통증 치료법을 찾아 행하는 게 올바른 방법이다.

<조대현 /대한통증학회 회장·대전성모병원 통증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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