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지막 거래 언제였나 ‘가물가물’

2017-09-14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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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사 거래보다 깨지는 거래 많으면 주의

▶ 수입 불안하면 심각하게 이직 고려해야


부동산 에이전트, 이직 고려해야 할 신호들

어떤 직업이든 고비는 찾아온다. ‘이제 정말 그만둬야 하나? 다른 일을 찾아볼 때가 온건가’라는 생각이 스칠 때가 있다. 스치고 지나가면 괜찮지만 매일 아침 출근길마다 그런다면 심각하게 다른 직장을 고려해야 할 때가 온 신호다. 부동산 에이전트 역시 마찬가지다. TV 속의 화려한 에이전트의 모습은 실제로는 드물다. 거래가 마음먹은 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도 있고 아예 거래가 들어 지 않는 에이전트도 부지기수다. 온라인 부동산 매체 인맨뉴스가 부동산 에이전트가 이직을 고려해야 할 신호들을 알아봤다.

■ 마지막 거래가 언제였더라


마지막으로 성사한 거래가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부동산 에이전트가 풀타임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거래 실적이 없다면 수입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동안 은행에 모아 둔 자금에 생활비를 의존하다보니 은행 잔고는 바닥을 드러내기 직전이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조사에 따르면 2016년 부동산 에이전트의 평균 거래 실적은 연간 약 12건이었다. 적어도 한 달에 한건 이상의 거래를 성사한다는 조사 결과로 이직 결정을 위해 자신의 거래 실적과 비교해 볼 수 있다.

■ 이번에도 또 깨졌네

체결된 거래가 모두 다 성사되는 것은 아니다. 여러 이유로 거래 중간에 취소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렇지만 성사되는 거래보다 깨지는 거래 건수가 많아졌다면 원인을 점검해 봐야 한다.

주택 시장 상황도 좋고 모기지 대출 여건도 나쁘지 않은데 거래가 자꾸 취소된다면 원인이 에이전트에게 있다고 볼 수 있다. 주택 거래 기법이나 주택 시세 등 트렌드를 따라 잡지 못하면 주택 거래 취소율이 성사율보다 높아진다.

■ 다음번 체크 언제 들어오나

한 달 월급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미국인이 여전히 많다고 한다. 매달 월급을 받는 직장인들은 그나마 생활비 걱정이 덜한 편이다. 수입이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 부동산 에이전트는 다음번 수수료 체크가 언제 들어올 지에 대한 보장이 없다.


만약 당장 진행되는 거래가 없어 수수료 체크를 언제 받을지 모르고 이 같은 상황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불안하다면 부동산 에이전트란 직업이 적합하지 않다.

■ 스트레스 더 이상 못 참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직업은 없다. 부동산 에이전트 역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이다.

스트레스뿐만 아니다. 부동산 에이전트만큼 고객들에게 ‘욕’을 많이 먹는 직업도 없다. 거래가 조금이라도 불리하게 진행되면 어제까지 웃던 고객들도 에이전트에게 불만을 쏟아낸다.

에이전트의 중요한 자질이 바로 고객의 감정까지 잘 추스려야 하는 것이다. 고객의 감정은 커녕 자신에게 쏟아지는 불평을 감당하지 못해 항상 스트레스와 함께 살고 있다면 건강부터 챙기는 편이 좋다.

■ ‘컨트롤 타워’ 역할 나랑 안 맞네

부동산 에이전트가 상대해야 할 대상은 셀러와 바이어뿐만이 아니다. 일단 주택 거래가 시작되면 모기지 렌더, 에스크로 오피서, 홈 인스펙터, 감정 평가사, 타이틀 보험 업체 등 주택 거래를 돕는 외부 업체들과 연락해야 한다. 거래 절차별로 각 업체들의 서비스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조정해야하는 ‘컨트롤 타워’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 컨트롤 타워 역할에 자신이 없다면 거래 성사도 힘들어 진다.

■ 내 사생활이 제일 중요

부동산 에이전트는 철저하게 고객을 위해야 하는 서비스 직종이다. 만약 자신의 일정을 변경하지 못해 고객의 스케줄을 맞추지 못한다면 결과는 뻔하다. 부동산 에이전트들의 일과표가 여유로울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

밤 늦게 시간을 낼 수 있는 셀러, 오전 출근 전 집을 보여 달라는 바이어, 자녀와 놀러 가기로 한 날 만나자는 고객 등 에이전트은 24시간 대기 중이다. 만약 개인 일정이 더 중요하게 여겨져 고객의 요청을 거절해야 한다면 부동산 에이전트직과 작별해야 할 때다.

■ 낯선 사람과의 전화 힘들어

부동산 중개를 아는 사람과만 할 수 없다. 때로는 소개 받은 사람, 때로는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람과 대화를 해야 할 때가 많다. 부동산 에이전트의 가장 흔한 대화 수단이 전화 통화인데 낯선 전화번호는 무조건 받지 않는다면 에이전트로 살아남기 힘들다.

걸려오는 전화뿐만 아니라 집을 팔 마음이 없는 집주인에게도 전화를 걸어 판매 의사를 물어봐야 한다. 오픈 하우스를 방문한 생전 처음 보는 사람과도 인사를 나누고 집을 보여줘야 한다. 낯선 사람을 대하는 일이 힘들게 느껴진다면 에이전트 체질이 아니다.

■ ‘이제 다 알 것 같네’ 자만감

부동산 에이전트를 시작하고 나서 2년 내에 그만두는 비율이 높다. 만약 3년 이상 에이전트로 살아남았다면 롱런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런데 2년차를 넘긴 일부 에이전트들은 ‘이제 다 알았다’라는 자만감에 빠지기도 한다. 롱런을 시작하기도 전에 자만감에 빠지면 앞길이 순탄치 않다. 부동산 시장은 항상 변화하기 때문에 변화를 따라 가기 위해 배우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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