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리모델링 전성시대’ 필요에서 디자인 위주

2017-09-14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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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레니엄 세대 ‘아이 위주’ ·은퇴 세대 ‘기능 위주’

▶ 나이·소득·지역·건축 연도따라 선호도 제각각

주택 리모델링 전성시대다. 주택 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리모델링을 실시하는 주택 소유주가 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능 위주의 리모델링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집을 아름답게 꾸미려는 디자인 위주의 리모델링도 많이 실시되고 있다. 천편일률적이던 과거 리모델링 공사는 사라졌고 이제 자신만이 원하는 맞춤형 리모델링 실시가 많아졌다.

또 세대, 소득, 지역, 주택 건축 연도에 따라서도 선호하는 리모델링 각기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리얼터 닷컴’이 주택 리모델링 정보 사이트 ‘홈 어드바이저’(Home Advisors)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를 정리한다.


■ 밀레니엄 세대, ‘우리 아이 위한 공사


’‘아이’ 취급을 받던 밀레니엄 세대가 이제 결혼을 해서 아이를 갖게 되는 세대로 성장했다.

이미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밀레니엄 세대는 결혼과 함께 내집을 장만하고 자녀 한둘을 낳아서 기르고 있다. 자녀를 출산한 밀레니엄 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리모델링 공사는 주로 자녀를 위한 공사가 주를 이뤘다.

뒷마당 놀이 기구를 설치하는 공사 밀레니엄 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리모델링 공사였고 이어 집 안팎에 자녀를 보호하기 위한 아동안전장치를 설치하는 공사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홈 어드바이저에 따르면 밀레니엄 세대의 어린 자녀를 위한 리모델링 관련 문의가 다른 세대에 비해 약 2.5배나 많은 편이다.

생애 첫 주택 구입시기가 불행히도 주택 가격 고공 행진 시기와 맞물린 밀레니엄 세대는 일단 작은 집에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가 자녀가 하나, 둘씩 늘면 도심 외곽 지역의 마당이 딸린 집으로 이사하는 비율이 높아져 이때부터는 조경 공사, 조경용 스프링클러 시스템 설치 등의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 베이비부머, ‘건물 기능이 우선’

자녀가 조금 더 성장한 X 세대(30대중반~50대중반) 역시 자녀를 위한 리모델링에 관심을 보였지만 공사 항목을 밀레니엄 세대와 조금 차이를 나타냈다. 이미 마당의 놀이 기구를 갖춘 X세대들은 낡은 놀이 기구를 수리하거나 자녀의 나이에 맞게 업그레이드하는 공사에 관심이 많았다.


소득이 어느 정도 안정된 X세대는 밀레니엄 세대보다 규모가 조금 큰 리모델링 공사에도 관심을 보였다. 대표적인 공사로는 자녀가 너무 어렸을 때 실시하지 못했던 ‘간이 수영장’(Above Ground Swimming Pool) 공사에 대한 X 세대의 문의가 많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반면 이미 은퇴 세대에 접어든 베이비 부머 세대의 관심사는 주택 기능 개선과 관련된 리모델링 공사가 주를 이뤘다. 지붕의 빗물 배수관이 홈통을 교체하거나 수리하는 공사, 뒷마당 간이 창고인 ‘쉐드’(Shed)나 ‘반’(Barn) 등을 수리하는 공사, 실외 시설인 ‘가제보’(Gazebo)나 ‘포치’(Freestanding Porch) 수리 공사, 빗물이 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지붕 아스팔트 덧칠 공사 등이 베이비 부머 세대가 실시하고 싶어하는 주요 리모델링 공사였다.

■ 저소득자 ‘스웜프 쿨러’, 고소득자 ‘빌트인 진공청소기’

리모델링 항목별 선호도는 소득 수준에 따라서도 매우 다양하게 나뉘었다. 소득이 비교적 낮은 주택 소유주들은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리모델링 공사에 관심이 많았다. 고소득자들은 일상 생활과는 큰 관련이 없는 취미나 외관을 위한 고급스런 리모델링 공사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연소득 5만달러~7만5,000달러인 주택 소유주들은 물을 사용해 실내 공기를 낮추는 ‘스웜프 쿨러’(Swamp Cooler)를 가장 설치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웜프 쿨러는 일반적인 냉방장치인 에어컨보다 설치비가 매우 저렴하고 전기 사용료도 매우 적은 대체 냉방 시스템이다. 연소득 7만5,000달러 미만의 주택 소유주들은 이밖에도 실외 주차 시설인 ‘카포트’(Car Port) 설치와 앞마당 관목 정리 및 제거와 같은 주로 비용이 낮은 리모델링 공사에 관심이 많았다.

반면 연소득 25만달러 이상 고소득자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된 리모델링 항목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빌트인 진공청소기’(Central Vacuum) 점검과 수리였다. 빌트인 진공청소기는 집안 곳곳에 진공청소기 연결 장치가 벽면에 설치돼 호스만 연결하면 청소기를 일일이 들고 다닐 필요 없이 청소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이밖에도 고소득자들은 테니스장 바닥 공사, 야외 조명 교체 공사, 구리 소재 홈통 설치 공사 등에도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 남부 ‘폭풍우 대비 공사’, 북동부 ‘난방 공사’

주택이 위치한 지역에 따라서도 선호되는 리모델링 공사 항목 간에 확연한 차이를 나타냈다. 지역별로 자주 발생하는 자연 재해가 다르기 때문에 각 자연 재해를 대비하기 위한 공사가 지역별로 선호되는 주요 리모델링 공사로 조사됐다. 최근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 남부 지역 주택 소유주들은 주로 폭풍우에 대비하기 위한 리모델링 공사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폭풍우시 창문이 파손되고 빗물이 실내로 들이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폭풍우 방지용 셔터’(Storm Shutter) 설치 및 수리가 남부 지역 주택 소유주들의 주요 관심사였다.

남부 지역의 경우 허리케인과 같은 자연 재해가 거의 매년 발생하기 때문에 방지용 셔터 설치가 필수처럼 여겨지고 있으며 설치를 하면 주택 보험료가 할인되는 등의 혜택도 받게 된다.

지진 발생이 잦은 서부 지역의 경우 ‘지진 대비 공사’(Earthquake Protection Retrofit)가 우선순위 항목을 차지했고 추운 겨울철이 긴 북동부 지역은 보일러나 라디에이터 시스템 설치와 수리 등 난방 관련 리모델링 공사가 높은 순위에 올랐다.

지하실이 많은 중서부 지역의 경우 위급 상황 발생시 탈출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지하실 창문’(Egress Window) 설치와 정화조 오수를 공공 하수도로 퍼내는 장치인 ‘오수 펌프’(Sump Pump) 설치와 관련된 문의가 많은 편으로 나타났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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