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퇴거시 집의 상황 사진·문서로 남겨놓는 것 좋아

플러싱 노던 블러버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약 2주전 이사를 나간 김모씨는 지난 16일 시큐리티 디파짓을 돌려 받으러 갔다가 황당함을 숨기지 못했다. 아파트 관리 사무실은 이날 약 1300달러를 제하고 약 3200달러를 돌려준 것.

김씨가 3년전 낸 시큐리티 디파짓 액수는 두달치 월 렌트인 약 4500달러였다. 청소비와 관리사무소의 소독 업체 예약 취소 지불비 등이 디파짓 차감의 이유였다. 김씨는 “이사 이유를 묻길래 베드벅 문제로 골치를 썩었다고 대답했다.

이사를 앞둔 지난달 중순 밤에 연락을 해서는 소독을 하겠다고 해 이사 후에 하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며 “자기들 마음대로 일정을 짰다가 취소한 비용을 더한 것은 물론, 이사 전후의 집의 청결 상황은 거의 동일한데, 무슨 명분으로 저런 식으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새학기를 앞두고 이사철을 맞아 한인 세입자들과 주택 소유주들간 시큐리티 디파짓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건물주가 청소비나 수리비 명목으로 디파짓 금액을 아예 돌려주지 않거나, 계약 위반을 이유로 일부 금액만을 돌려주면서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갈등이 깊어지면서 소액 재판으로 사례를 끌고 가는 세입자들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러싱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다가 최근 이사를 나간 한 한인은 내년 초 소액 재판 일정을 받아 놓고 있다.

그는 “나 뿐 아니라 올여름 아파트 관리 사무소와 이사 나가는 세입자간 다툼과 고성이 그치질 않고 있다”며“ 무리하게 딴죽을 걸고 디파짓을 안돌려주려고 해, 법원에 소액
재판을 신청하러 갔다. 5개월은 기다려야 한다고 해 고민했지만 억울한 마음에 일단 재판 날짜를 받아왔다”고 전했다.

뉴욕주는 세입자가 렌트를 지불하지 않았거나‘, 정상적인 생활 마모(Normal Wear and Tear)’를 넘어서는 주택 손상을 입혔을 경우 디파짓의 일부 또는 모두를 집주인이 가져갈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정상적인 생활 마모의 구체적인 정의는 없지만, 세월과 함께 벗겨진 페인트나 닳은 카펫 등이 정상적인 생활 마모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집주인이 마음대로 디파짓을 가져갈 수 없다는 것이 변호사들의 설명이다.

천정 누수 등 주택의 구조적 결함에 대해서도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비용을 전가할 수 없다. 또한 다음 세입자를 위해 페인트 칠이나 청소를 하는 비용을 이전 세입자가 지불
하게 하는 것도 집주인에게 허용되지 않는다.

이스트 코스트 부동산의 네오나 이씨는“ 집주인과 세입자간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입주와 퇴거시 집의 상황을 사진과 문서로 남겨놓는 것”이라며 “만일 정수기 등 다른 편의 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미리 집주인과 의논 후 설치 내용을 계약서에 추가로 적어놓으면 차후 발생할 분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