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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행전의 역사 신학적 조명(7)

2017-08-17 (목) 김홍기 박사/전 감리교신학대학교 총장, 현 오이코스대학교 대학원장 및 이스트 베이 평생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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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장 스데반의 순교와 이방세계로 열린 선교의 문

스데반은 변증설교의 기회가 주어지자 유대인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펼치는 역사철학적 강해의 방법으로 자신의 신학적 입장을 논증하여 보인다. 스데반에게 이스라엘역사는 하나님의 활동하시는 역사이다. 이스라엘 역사 속에 하나님의 섭리적 돌보심이 나타난다. 야훼 하나님은 이스라엘 역사의 주인이다. 그리고 구속사의 주인이시다. 스데반의 변증설교는 청중 유대인들의 역사이해, 성전이해와 율법이해를 뒤흔드는 가히 혁명적인 것이었기 때문에, 마음에 찔린 청중들이 이를 갈며 그를 처형시킬 수 밖에 없었다.

먼저 아브라함부터 해석하기 시작한다. 하나님의 첫 위대한 역사하심은 아브라함의 부르심이다. 아브라함의 구속의 역사는 요셉의 구속 이야기 그림으로 이어진다. 하나님의 두 번째 위대한 역사는 요셉을 부르신 것이다.

7장 17-36절에 그 다음은 모세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모세의 생을 정확하게 40년씩 3기간으로 1살 때에, 40살 때에, 80살 때에라고 구분하여 해석한다. 그런데 스데반은 요셉의 형제들이 요셉을 배척한 것처럼, 이스라엘백성들이 또한 모세를 배척하는 것을 지적한다. 또한 똑같은 방법으로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배척하였다는 것이다.


요셉도, 모세도 예수님의 모습을 미리 보여주는 유형론적인(typological) 해석을 스데반은 시도한다. 모세를 통치자와 구원자로 보내신 것처럼 예수님을 통치자와 구원자로 보내셨다고 강조한다.

7장 48절에서 하나님은 사람의 손으로 지은 성전에 계시지 않는다고 스데반이 과격하게 해석할 때 유대인들은 분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스데반은 그들의 중심 속에 하나님을 사랑하고, 신뢰하며, 예배하려는 마음이 없는 것을 좌우에 날선 검같이 날카롭게 지적한다. 예루살렘 성전신앙보다 디아스포라 회당신앙의 영향을 더욱 받은 디아스포라 유대인출신 크리스천인 스데반의 신학은 하나님이 예루살렘성전 안에서만, 팔레스타인 안에서만 예배되어 지는 것이 아니라, 사마리아, 가이사랴, 안디옥, 이방세계에서도 글로벌하게 예배되어 지는 분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7장 54절에서 8장 1절에 예수님이 보좌우편에서 서서 그를 환영하는 놀라운 광경을 스데반은 보았다. 7: 55-56: " 스데반이 성령 충만하여 하늘을 우러러 주목하여 하나님의 영광과 및 예수께서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고 말하되 보라 하늘이 열리고 인자가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노라" 주님의 주권은 모든 민족을 끌어안으시는 주권임을 보여준다. 주님이 서신 것을 본다는 것은 지상의 세계에서 천상의 세계로 환영하는 놀라운 영광의 세계를 미리 맛보는 것이다.

스데반의 위로자, 그의 대변인 그리스도께서 서 계신 하늘의 영광보좌를 보면서 세상의 모든 두려움이 모두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였다. 그 놀라운 환영의 모습을 보면서 스데반은 용기를 낼 수 있는 영적 신비의 힘을 갖게 되었다. 스데반의 순교는 초대교회의 선교에 굉장한 변화를 일으켰다.

큰 박해가 일어나게 되었고, 예루살렘에서 더 이상 선교할 수 없으니까 사마리아와 이방세계로 확산되어 나가는 큰 선교의 문을 열게 된 것이다. 그의 순교는 교회 부흥의 씨앗이 되었고,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히 선교할 수 있는 원동력을 주었으며, 세상의 어떤 권력도 방해할 수 없는 복음의 위대함을 보여 주었다.

순교자의 첫 모범이 되었기에 모든 초대교회 성도들은 물로 세례를 받을 뿐 아니라 피로 세례를 받는 것을 최대의 영광으로, 최대의 면류관으로 생각하였다.

이방인들에게도 복음을 전하여야 하겠다는 선교적 사명의식을 심어주었고, 예루살렘에서 로마로 까지 복음선교가 확산되어 가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계속>

<김홍기 박사/전 감리교신학대학교 총장, 현 오이코스대학교 대학원장 및 이스트 베이 평생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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