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이어 한국서도 피프로닐 성분 검출
▶ 수입산 제빵·제과 온·오프라인 대형 유통업체·로컬마켓 판매
한국의 한 마트에서 계란이 진열돼 있다. <연합>
한인업소,오염제품 리스트없어 철수 못해…소비자 설득 어려움
#플러싱의 한인 주부 A씨는 지난 주말 마트에서 벨기에산 와플을 잡았다가 고민 끝에 내려 놓았다. A씨는 “최근 독성물질을 함유한 달걀이 유럽에서 유통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그 나라에서 생산된 달걀로 제품을 만들었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차마 살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과 유럽산 살충제 달걀 파문으로 미국내 한인 소비자들의 수입품 먹거리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의 농림축산식품부는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친환경 산란계 농장에서 생산된 달걀에서 닭에 사용이 금지된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파문이 시작된 것은 지난달 19일 벨기에 정부가 자국산 달걀에서 맹독성 물질인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된 사실을 알리면서부터다.
이어 지난주 유럽연합(EU)이 피프로닐에 오염된 달걀이나 달걀로 만든 제품이 유통된 것으로 확인된 나라, 17개국(벨기에와 네덜란드, 독일, 스웨덴,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덴마크 등)을 발표하면서 먹거리 오염에 대한 우려는 커졌다.
한국과 유럽에서 미국으로 수입된 제빵과 제과 등에 대한 오염여부도 우려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업계와 일부 백화점들도 벨기에산 와플과 비스킷 제품들을 매장에서 회수했으며 정확한 진상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5일 한국산 달걀 오염 소식까지 들리면서 한국산 과자와 제빵에 대한 불신으로 불안은 확산되고 있다. 베이사이드의 한 한인 주부는 “유럽산 먹거리들 상당수가 비GMO(Non-GMO) 제품이라는 믿음 때문에 수입산을 선호했는데 당분간 구입을 자제하기로 했다”며 “한국산 과자나 빵도 안심할 수가 없어 미국산 브랜드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업체나 업소들도 당혹스럽기만 하다. 오염이 확인된 제품 리스트가 명확하게 공개된 것이 아닌 상황에서 제품을 철수하거나, 제품에 문제가 없다고 소비자들을 설득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한 한인 마트 관계자는 “아직 관련 기관이나 수입 업체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는 발표나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하지만 간혹 제품의 안전성을 묻는 고객들에게 확실한 답을 제시할 수가 없어 난감하다”고 전했다.
한편 피프로닐은 벼룩이나 진드기 등 해충을 없앨 때 쓰는 물질로 사람이 섭취하는 동물에게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으며 다량 섭취시 간, 갑상샘, 신장을 손상시킨다.
<
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