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말실수로 주택거래 한번에 날린다

2017-08-17 (목)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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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러, 바이어 모두 하면 안될 말

말 한마디 잘못하면 다 된 밥에 재를 뿌리기 쉽다. 주택 거래 역시 마찬가지다. 거래 마감 서류에 셀러와 바이어가 최종 서명할 때까지 입조심의 연속이다. 말실수로 주택 거래가 막판에 지연되면 셀러는 물론 바이어도 피해를 피할 수 없다. 셀러의 경우 새집 구입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모기지 페이먼트, 재산세, 보험료, 관리비 등 끝난 줄 알았던 비용을 계속 납부해야 한다. 바이어는 낮은 이자율 고정 기간이 끝나 높은 이자율을 적용 받는 피해를 받기 쉽다. 주택 거래 마감을 앞두고 셀러와 바이어가 주의해야 할 입단속을 온라인 부동산업체 ‘리얼터 닷컴’이 정리했다.

<셀러>

■ 정말 힘든 거래였어


많은 주에서 셀러와 바이어가 만난 자리에서 에스크로 마감 서류에 서명하는 절차를 관행처럼 진행하고 있다. 바이어를 직접 만난 자리에서 셀러가 바이어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을 잘못했다가 마감 절차가 지연되기 쉽다.

주택 거래의 처음부터 끝까지 협상의 연속인데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경우는 드문만큼 협상 과정에 불만이 없는 셀러는 없다. 그렇다고 마감 테이블에서 바이어에게 불만을 ‘속시원’하게 털어 놓아서는 안된다.

■ 여보, 지하실에 물 찼던 것 기억하죠

정든 집을 팔 때는 소중한 추억들이 하나 둘씩 떠오르기 마련이다. 마감 테이블에서 소중한 추억만 생각나면 문제가 없지만 주택 결함과 관련된 일들이 생각날 때 입단속을 철저히 해야 한다. 셀러는 주택 거래 기간동안 주택 결함과 관련된 사항을 공개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간혹 의도치 않게 공개 사항을 빠트리게 될 수도 있다. 홈 인스펙터 역시 과거 결함 사항을 발견하지 못하면 영원히 비밀로 간직되기도 한다. 그런데 갑자기 옛날에 욕조에서 물이 샜던 기억, 겨울에 수도관이 얼어서 터졌던 기억을 추억처럼 털어 놓으면 바이어가 마감 서류 서명을 꺼릴 수밖에 없다.

■ 곧 이혼할 예정이예요

이혼률이 높은 시대에 살고 있어 남의 이혼 사실이 큰 일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그러나 주택 거래 마감 테이블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때문이다. 이혼을 앞두고 있는 경우 이혼 절차를 완료한 뒤에 집을 처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니면 처음부터 이혼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바이어측에 미리 공개해야 한다.


■ 차고에 남긴 물건 일주일 후에 찾으러 갈게요

주택 거래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라 셀러의 물건이 집에 남아 있어도 바이어는 할 말이 없다. 그러나 거래가 다 끝나고 주인이 바뀐 뒤에 물건을 찾으러 오겠다는 말을 듣고 기분이 상하지 않을 바이어는 없다.

바이어측은 주택 거래 마감을 앞두고 이미 이사 일정을 잡았거나 가구를 주문 해 놓는 경우가 많아 셀러의 물건이 집에 남아 있으면 이사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집에 물건이 남아 있다면 적어도 바이어의 이사 일정전에 찾으러 가는 것이 주택 거래시 예의다.

■ 더 안전한 동네로 이사가요

주택 거래 내내 좋은 점만 강조하다가 마지막에 부정적인 내용을 언급하는 행위도 주의해야 한다. 바이어가 앞으로 정착하게 될 지역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다.

<바이어>

■ 오늘 아침에 사표 냈어요

모기지 대출 은행이 대출을 최종 승인하기 전 바이어의 고용 상태를 최종 확인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대출을 사전 승인했을 때로부터 바이어의 고용 상태에 변화가 없는 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다. 만약 은행측이 고용 상태에 변화가 생긴 사실을 파악하게 되면 대출 최종 승인 절차가 지연되기 쉽다.

■ 할부 구입한 가구가 곧 배달돼요

모기지 대출 최종 승인 전 은행측은 바이어의 크레딧 점수를 한번 더 확인한다. 대출 신청시 크레딧 점수와 비교해 큰 차이가 발견되면 이자율을 조정하기 위해서다. 대출 승인을 받기 전 크레딧 카드로 고가의 가구를 구입하거나 차량을 할부로 구입하면 크레딧 점수에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용 평가기관 트랜스 유니언의 조사에 따르면 주택 거래 기간 동안 크레딧 카드 지출을 늘리는 바이어들이 상당수다.

■ 감정가가 높게 나올 줄 몰랐네요

모기지 대출을 받으려면 주택 감정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대출은행 측이 자체적으로 주택 감정을 실시해 거래 가격과 큰 차이가 없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감정가가 거래가보다 낮게 나오면 대출 승인이 거절되거나 바이어가 차액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반대로 감정가가 높은 경우에는 바이어가 할인을 받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바이어가 감정 결과를 셀러측에게 통보해야 할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감정가 사실을 마치 자랑하듯 알리면 주택 거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쉽다.

■ 이사 하자마자 뜯어 고칠거예요

주택 거래가 완료된 뒤 리모델링을 실시할 계획이 있더라도 굳이 셀러측에게 알릴 필요가 없다. 마치 셀러가 그동안 집을 엉망으로 관리했다는 것에 대한 불평처럼 들릴 수 있다. 또 대부분의

셀러가 주택 거래 완료 순간까지 집에 대한 애착을 갖는 경우가 많아 바이어의 리모델링 계획에 소중한 추억이 사라지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 뒷마당 놀이기구 치워 주실래요

셀러측에게 수리나 기타 요구 사항이 있다면 홈 인스펙션을 실시한 직후에 전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홈 인스펙션 결과를 놓고 셀러와 바이어는 수리 항목을 놓고 한차례 더 협상을 진행하고 합의를 끌어낸다. 이미 합의가 다 끝난 뒤에 셀러측에게 요구 사항을 전달해 셀러측은 반응할 필요가 없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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