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도 중심 교회’ 비록 드물지만 생명력은 길다

2017-07-12 (수)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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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류교계도 7.5% 불과 20년간 소폭 증가 ‘희망’

▶ 대부분 중대형 교회들 교인 수평이동 속 성장… 전도 노력 갈수록 쇠퇴

‘전도 중심 교회’ 비록 드물지만 생명력은 길다

교회의 전도 활동은 적지만 질긴 생명력을 과시한다. 사진은 같은 교단의 개척 교회 지원을 위해 전도에 나선 교인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선포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최대한 세상과 나눠야 한다. 교회와 기독교인의 가장 근본적인 사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음을 전파하고 예수의 제자를 만들기까지는 지난한 과정이 소요된다. 열정과 인내 그리고 무조건적인 헌신이 필요하다. 수많은 교회가 사실상 전도를 포기하고 쉬운 길을 선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에게 복음을 소개하거나 교회를 다지지 않는 이웃을 교회로 인도하며 성장하는 ‘전도 중심적인 교회’는 실제로 많지 않다. 크리스천 라이프웨이 대표 톰 레이너 목사가 10일 밝힌 바에 따르면 주류 교계에서도 10개 교회 가운데 1개 교회도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라이프웨이의 조사에 의하면 7.5%의 교회만이 이 ‘전도 중심적인 교회’레 포함됐다.

그러나 이 수치는 지난 1996년 조사에서 나타난 6%와 비교하면 1.5%포인트가 증가한 것이다. 비록 전체 교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을지라도 ‘전도 중심적인 교회’는 20년이 지나도 감소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늘어난 결과를 보여준다. 기독교의 영향력이 감퇴하고 교회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는 와중에도 ‘알곡 같은 교회’는 탄탄하게 자라고 있는 셈이다.


대부분 중대형 교회는 전도 보다는 주변의 교회를 출석하는 기존 교인의 수평 이동을 통해 성장해 왔다. 복음을 들고 세상과 이웃으로 다가가 적극 소통하는 교회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라이프웨이는 1,000개의 교회를 기준으로 개심한 교인들의 비중을 조사해 ‘전도 중심적 교회’를 분류했다. 정기적으로 예배에 출석하는 성도 가운데 ‘개심한 교인’의 비율은 전체 교회에서 19명 중 1명 꼴이었다. 성장세를 유지하는 교회는 이보다 약간 사정이 나은 편이어서 17명 중 1명으로 나타났다. 라이프웨이는 성도 중에서 해당 교회에서 세례를 받은 경우를 기준으로 삼아 개심한 교인을 정의했다.

문제는 전도 중심적이지 않은 교회들의 전도 열기가 날이 갈수록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20년 전과 비교해서 이들 교회가 전도에 쏟는 관심과 노력은 크게 빈약해진 것으로 밝혀졌다. 레이너 목사는 “전형적인 비전도적 교회들은 시간이 갈수록 전도 상태가 매우, 매우, 매우 나빠졌다”면서 “전도 중심적인 교회와 비전도적인 교회의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도 중심적인 교회’의 경우 각종 교회 사역 가운데 최우선 자리에 전도가 자리 잡고 있다. 당연히 예산 투입과 인력 배치 등에서 전도 사역이 가장 중요한 대우를 받는다. ‘비전도적 교회’에서는 사정이 180도 달라진다. 건물 유지, 각가지 이벤트 개최, 편리하고 쾌적한 예배 조건 조성, 성도 관리 등이 우선 순위를 차지한다.

또 ‘전도 중심적인 교회’에서는 명쾌하고 분명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레이너 목사는 “이들 교회는 간단 분명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전도 중심의 교회가 갖고 있는 공통적 패턴을 따로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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