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배달음식 무엇까지 먹어봤니?

2017-07-05 (수)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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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자 짜장 정도는 옛말

▶ 전세계 음식 총망라

‘배달 음식 어디까지 먹어봤니? 마켓 보고 요리하고 또 치우고…. 바쁜 현대 생활에서 먹거리 해결은 쉽지 않다. 특히 미국처럼 1인가구나 맞벌이 가정이 많은 곳에서는 더 그렇다. 그렇다고 매일 외식하는 것도 성가시다 이럴 때 참 간편하고 좋은 방법이 음식 배달 서비스다. 배달 음식이라고 해서 예전의 짜장면이나 피자 정도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스마트폰 시대, 음식 배달 문화도 획기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모닝커피, 햄버거, 타코에서 순두부, 케밥, 맥주까지 무궁무진한 메뉴를 선택할 수 있으며 주문은 스마트폰만 한번 터치로 언제 어디서든 가능하다. 음식배달 전성시대, 그 진풍경을 들여다본다.



배달음식 무엇까지 먹어봤니?

미국 배달 음식의 기본인 피자. 한 프랜차이즈 피자 가게 앞에 딜리버리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어떤 음식 배달해 먹을 수 있나


얼마 전만 해도 LA에서 피자와 중식, 분식 정도를 제외하면 배달 음식의 선택폭은 그리 넓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새 사정은 완전 달라졌다. 바야흐로 음식 배달 시대인 것이다. 특히 요식업은 배달 비즈니스의 가장 중요한 카테고리로 떠올랐다.

푸드 전문 사이트 이터스(Eaters)에 따르면 전국 외식 및 배달음식 시장은 2,100억 달러에 달하는데 이중 배달시장은 2015년 한해에만 3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음식 배달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다. 본스 같은 수퍼마켓 체인이나 아마존에서는 다양한 식재료를 손쉽게 배달 받을 수 있는 것을 비롯 다양한 레스토랑들도 배달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특히 두드러진 것은 스마트폰 앱을 기반으로 한 딜리버리 전문업체들.

이들 업체는 고객이 앱에 접속해 메뉴를 검색하고 음식을 선택해 주문하면 빠른 시간 안에 집 앞까지 가져다준다. 도어대시(DoorDash), 그럽허브(GrubHub), 심리스(Seamless), 포스트메이츠(Postmates) 등이 대표적 업체들인데 이런 전문업체들의 음식 배달시장 점유율은 60%에 육박한다.

음식 배달 전문업체들의 커버리지는 한식, 중식, 일식 심지어 브라질, 터키 음식까지 전세계 음식을 총망라한다. 이뿐 아니다. 커피빈, 데니스, 타코벨, 칼스주니어, 잭 인더 박스, 서브웨이 같은 유명 프랜차이즈나 패스트푸드도 포함하고 있다. 어지간한 맛집이 아니라면 일부러 갈 필요도 없는 세상이다.

실제 도어대시의 웹사이트를 들어가 보자. 피자, 샌드위치, 샐러드, 버거 등 음식 종류별은 물론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베트남, 지중해 등 지역별로 무려 20개의 카테고리가 고객을 맞는다. 약간 과장하면 지역내 웬만한 식당들은 모두 배달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도어대시에서는 맥주나 와인 같은 술도 배달해준다.

애주가라면 아예 술만 전문으로 배달해주는 웹사이트를 이용할 수도 있다.


2012년 창립된 드리즐리(Drizly)’는 LA를 비롯 보스턴, 뉴욕, 시카고 등에서 다양한 수제 맥주와 와인을 문 앞까지 대령해준다.

▶배달 소요시간과 비용은?

그렇다면 배달 전문업체를 이용할 경우 요금은 얼마나 되고 배달시간은 어느 정도일까. 업체, 메뉴, 배달 거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기본요금은 3~6달러 정도를 생각하면 된다.

기자가 그럽허브를 이용해 LA 한인타운의 한국일보 본사(3731 윌셔 블러버드)를 배달 주소로 정하고 LA 다운타운 일본식 DTLA 라멘(952 S. Broadway)에 매운 미소라면을 입력해 보았다. 음식 가격은 13.50달러, 딜리버리 요금은 4.99달러를 부과했다. 세일즈택스까지 모두 합치면 20.11달러. 배달 시간은 45~55분 사이라고 표시됐다.

이에 대한 반응은 제각각이겠지만 배달 앱을 자주 이용한다는 한 한인은 “집에서 편안하게 원하는 음식을 ‘팁’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점에서 아주 비싸지는 않은 편”이라며 “레스토랑에 직접 가서 먹는 것처럼 음식도 신선해 배달비용을 내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류는 어떨까. 드리즐리를 통해 쿠어스 라이트 12온스 맥주 12개 들이 박스(13.47달러)를 두 개 주문한 경우 딜리버리 비용 5달러와 세금 2.42달러, 팁(10%인 경우 2.75달러)을 포함 총 합계는 37.11달러.

팁의 경우 10%, 15%, 20%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드리즐리의 경우 각 지역의 리쿼스토어 등 리테일러와 연계해 주문을 받는데 배달 시간은 대부분 1시간 이내라고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전문 배달 업체 중 가장 저렴하고 신속한 곳은 어디일까. 미 언론의 기자가 같은 레스토랑에서 10달러짜리 샌드위치를 주문해봤다.

가격은 그럽허브와 심리스가 14.03달러(팁 불포함)로 같은 데 반해 도어대시는 14.79달러를 받았으며 포스트메이츠는 18.15달러로 가장 비쌌다. 배달시간은 그럽허브와 심리스가 똑같이 30분이 소요됐으며 도어대시는 36분, 포스트메이츠는 39분이 걸렸다. 물론 이런 결과는 거주 지역과 배달 거리, 메뉴에 따라 차이가 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레스토랑들도 반색

음식 배달 문화 확산은 소비자는 물론 레스토랑 측에서도 반기고 있다. 보다 넓은 지역의 다양한 고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명 수제 햄버거 베어버거(Bareburger)는 지난해 부터 그럽허브 등과 업무 제휴를 통해 매출을 최대 13%나 끌어올렸으며 LA 차이나타운의 침니커피(Chimney Coffee)도 우버의 배달 앱과 파트너십을 통해 매출이 35%나 상승했다고 밝혔다.

특히 창업한지 얼마 안 된 신규 업소의 경우 적은 공간만 빌려도 돼 렌트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따로 배달원을 고용하지도 않아 인건비도 줄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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