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인들 힘겨루기에 애꿎은 업계만 불똥, 소비심리 위축될까 우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쿠바 국교 정상화를 거꾸로 되돌리면서 한인 여행업계도 술렁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더 나은 협상을 모색하겠다며 금융 거래 및 개별 여행 제한 등을 복원시켰다. 따라서 군부 또는 정보 당국과 연계된 기업과 미국인 사이의 금융 거래가 금지되며 미국인의 쿠바 개별 여행도 제한된다. 미국 기업이 조직하는 단체 여행의 일원으로서만 쿠바를 방문할 수 있게 제한된다.
이에 대해 한인 여행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에 크게 동요하지 말고 신중하게 지켜 보자는 입장이지만 이번 발표 이후 예상되는 변수에 대해서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며,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정책에 대해서는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푸른 투어의 헨리 박 이사는 “정부가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로 발표할 때까지 아무것도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단체 관광의 기준이 무엇인지 기준을 정한다거나, 단체 관광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에 허가를 내겠다던지, 기업을 선정하겠다던지 한다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며 “최악의 경우 일부 기업들의 관광 상품 판매 독점으로 이어져, 상품 가격이 크게 오를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쿠바 여행사와 가이드 등 관광 업계 전반을 쿠바 정부가 직접 관리하고 있다. 한인 여행사들은 쿠바 정부가 관리하는 이들 현지 여행사와 연결,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여파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구체적인 대책도 없이 성급히 발표부터 하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인 쇼가 아니냐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 때문에 여행업계 소비 심리만 위축시키고 있다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제적 피해를 우려하는 한 한인 여행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뉴욕~쿠바 직항 항공권 발권이 시작되면서 쿠바 관광 상품이 한인 여행 업계 인기 상품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지 1년도 안돼 다시 제재 조치가 발표된 게 믿기지 않는다”며 “갑자기 또 항공과 크루즈 여행을 제한한다고 발표할지 또 누가 아느냐. 이러면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다. 산업 전체를 혼란이 빠뜨리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동부 관광의 강판석 전무는 “쿠바가 현재 미국 관광객을 통해 달러를 챙길 뿐, 개인 기업의 진출은 막아 놓고 있어, 이를 개방시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다. 결국 정치인들간 보여주기 위한 힘 싸움에 여행 업계에 불똥이 튄 것”이라며 “현재까지 발표된 내용만으로는 여행사를 통한 한인들의 쿠바 관광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지만, 한인들의 여행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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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