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사는 미국 시민권자(영주권자 포함)들의 세금보고 기한이 앞으로 10일 밖에 남지 않았다. 나는 이런 저런 이유들 때문에 그 쪽 일을 많이 돕고 있다. 과거에 한국에서 회계사를 10년 동안 했었고, 도움 받을 수 있는 회계사들과 은행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 그리고 한국에 지점도 하나 갖고 있다는 이유 등등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한국에서 일하는 시민권자들을 만나보면 제일 큰 불만이 - 내가 왜 미국에 세금보고를 또 해야 하죠? 나는 그저 선량한 시민인데 왜 미국에 내 한국 계좌를 일일이 보고해야 하죠? 나도 회계사가 아니었다면, 같은 불만이었을지도 모른다. 오늘은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서, 두 가지만 내 의견을 밝히고 싶다.
첫째는 해외 은행잔고를 보고하는 FBAR 기준을 현재의 1만 달러에서 FATCA와 같은 기준으로 높였으면 한다(부부 40만 달러 또는 60만 달러). 1년에 10만 달러 또는 최고 잔고의 50%까지도 가능한 것이 벌금이다. 2년만 보고를 안 해도 은행 돈을 통째로 빼서 벌금 내야 할 판이다.
‘자수해서 광명 찾자’는 Streamlined Offshore Disclosure 방법이 아직 살아있지만, 또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물론 법의 안정성이나 형평성 문제, 그리고 세수부족 문제가 따르겠지만, 선량한 국민들을 막연한 불안에 떨게 하고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전향적이고 실효적으로 법률 변경을 할 때가 되었다고 나는 본다.
둘째는 해외 근로소득 공제(foreign earned income exclusion) 한도액을 18만 달러(약 2억 원) 정도로 올렸으면 한다. 처음 시작한 금액이 75,000달러였는데, 그것이 35년 전이다. 그동안 올라간 물가나 인건비를 생각하면, 지금 공제해주는 102,100달러는 그때의 절반밖에 안 된다.
내 손님들 세금 깎아달라고 이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해외근로소득공제가 충분하지 않으면, 주거비 공제와 해외납부 세액공제(foreign tax credit) 등, 세금을 합법적으로 더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내가 이렇게 주장하는 진짜 이유는, 외국에서 열심히 일하는 대다수의 선량한 국민들을 제도권 안으로 품는 것이 법을 만들고 시행하는 사람들의 진짜 자세라고 보기 때문이다. 도둑질한 손목을 잘라버리겠다고 하면, 누가 100달러 훔친 것을 밝힐 용기를 갖겠나?
그나저나, 세법이 복잡하고 까다로워야 나 같은 사람들이 먹고산다. 내가 말한 대로 FBAR 보고 기준과 해외소득공제 한도가 모두 올라가면 세금보고가 너무 쉬워질 텐데. 그러면 당장 손님들이 줄고, 남은 손님들도 회계사비 깎아달라고 할 텐데, 걱정이다. 그래도 아닌 건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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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한 공인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