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행복감 주는 주택은 어떤 건가

2017-06-01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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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란 단어가 주는 느낌은 포근함이다. 지친 몸과 마음을 쉴 수 있게 해줄 수 있어야 집이라는 공간이 완성된다. 어떤 집은 이런 포근함이 물씬 풍겨나지만 냉랭함만 느껴지는 집도 있다. 거주자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주택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다. 집이 주는 행복감은 집이 위치한 장소, 내부 장식, 리모델링 등을 통해서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온라인부동산업체 ‘리얼터 닷컴’이 행복감을 주는 집의 요인을 기존 과학적 조사를 통해 알아봤다.

■ ‘소유’ 아닌 ‘거주’ 개념

주택 세입자들은 홈 오너에 대한 로망이 있다. 집주인이 되면 세입자의 서러움에서 벗어나 행복할 것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택 세입자나 주택 소유주나 집에 대한 행복감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세입자와 소유주 모두 집에 대해 비슷한 행복감을 나타냈다. 집주인이라고 해서 행복감이 크고 세입자라고 해서 서러움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조사다.


연구팀은 주택 소유에 따른 행복감이 있지만 소유주로서의 의무감이 행복감을 상쇄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주택 소유주들은 모기지 페이먼트, 재산세, 보험료 등의 비용과 주택 수리에 대한 부담감이 큰 반면 세입자들은 주택 관리 부담 없이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어 행복감과 불행감이 각각 반감한다는 것이다.

■ 출퇴근 거리 짧아야

장거리 통근은 행복감의 가장 큰 적이다. 집이 아무리 좋아도 출퇴근 거리가 길면 행복감은 줄어든다. ‘영국통계청’(the 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장거리 통근이 주택 소유주들의 만족도를 깎아 내렸다. 통근 시간이 15분 내외일 경우 주택 소유주들은 가장 만족도를 나타냈다.

그러나 통근 시간이 15분을 넘으면서부터 만족도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1시간을 넘기면 행복감은 커녕 불행감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 녹색 또는 노란색

실내를 녹색과 노란색 페인트로 칠하면 행복감을 느끼는데 도움이 된다. 네덜란드 ‘브리예’(Vrije) 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녹색과 노란색은 잠자는 행복감을 최대한 일깨워주는 색상이다. 녹색은 편안한 느낌과 고요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침실 색상으로 적당하다. 노란색은 창조적인 느낌과 명랑한 느낌을 느끼게 해줘 아이들 놀이방 등의 색상으로 적절하다.

■ 잘 정돈된 집


집안 정리만 잘 해도 행복감이 높아진다. UCLA의 조사에 따르면 어수선한 집은 곧 스트레스로 직결돼 행복감을 떨어뜨렸다. 특히 여성의 경우 집안이 물건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볼 때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집안이 잡동사니로 가득차면

스트레스 지수만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도 술술 샌다. 임대료 2,000달러짜리 집에 살면서 집 절반을 물건으로 채워놓으면 1,000달러에 해당하는 임대료를 물건 보관료로 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 리모델링 서둘러라

평소에 생각하고 있는 리모델링 계획을 미룰수록 낮은 행복감을 나타냈다. UCLA 연구팀이 약 60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집이 ‘덜 완성됐다’(unfinished)와 같은 말을 자주 하는 부부일수록 행복감도 낮아졌다. 행복감을 위해서라면 계획 중인 리모델링을 가급적 빨리 실시하는 것이 좋다. 리모델링에 나서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아예 계획을 접어야 행복감을 떨어지는 것도 막는다.

■ 빚없는 집

모기지 대출을 다 갚는 날이 과연 올까?

모기지 대출을 상환하려면 적어도 15년에서 30년이란 기간이 걸린다. 그러나 행복감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그 날’을 최대한 앞당기는 것이 좋다. ‘할리팩스’(Halifax) 행복한 집 보고서에 따르면 대출 없는 집을 소유한 소유주들의 행복감이 가장 높았다. 또 모기지 대출액이 줄어들 수록 행복감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이웃과의 돈독한 관계

이웃과의 관계에 의해서도 주택 소유주들의 행복감이 큰 영향을 받는다. 의학저널 ‘실험심리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에 따르면 이웃에 낯선 사람이 살 때 느꼈던 불안감이 그 낯선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사라졌고 행복감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감에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 이웃과의 유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웃을 만나면 미소 짓는 것에 그치지 말고 간단한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정기적으로 이웃간 간단한 파티를 열어 이웃 사정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방법도 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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