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경제칼럼/뉴욕과 뉴저지

2017-05-22 (월) 문주한 공인회계사
크게 작게
살고 있는 주와 돈을 버는 주가 다르면 세금이 어떻게 바뀔까? 뉴욕 사람이 뉴저지에 가서 일을 하거나, 반대로, 뉴저지 사람이 뉴욕에 가서 일하는 경우를 말한다.

흥부는 베이사이드(뉴욕시)에 살면서 맨하탄 회사에 다닌다. 이번에 회사가 갑자기 뉴저지로 이전을 했는데, 집은 이사를 안 하기로 했다. 그러면 흥부는 세금보고를 뉴욕과 뉴저지 양쪽에 모두 해야 한다. 뉴욕은 거기서 살고 있기 때문에, 뉴저지는 거기서 돈을 벌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퀴즈 하나. 흥부가 맨해튼 회사에 다닐 때 W-2 연봉이 6만 달러. 뉴욕주와 뉴욕시에 낸 세금이 총 3,500달러라고 하자. 뉴저지에 옮겨서도 같은 연봉이라면, 그리고 이것이 소득의 전부라는 가장 간단한 경우를 가정할 때, 뉴욕과 뉴저지 양쪽에 내는 총 세금은 어떻게 바뀔까?


객관식이다. ①뉴욕에서 일할 때와 같은 3,500달러 ②뉴욕에서 일할 때보다 많은, 예를 들어서 4,500달러. 이 퀴즈의 포인트는 뉴저지 세금보고가 추가되는데, 그렇다면 뉴욕과 뉴저지에 낼 총 세금은 과연 올라갈까, 아니면 지금 그대로일까.

정답은 ①번 - 직장을 뉴저지로 옮겨도 세금에서는 차이가 없다. 예를 들어서, 과거에 뉴욕시에 1,500달러, 뉴욕주에 2,000달러를 냈다고 하자. 직장을 뉴저지로 옮기면, 뉴욕주 세금 2,000달러를, 가령 뉴욕주에 1,000달러, 뉴저지주에 1,000달러씩 나눠서 내기만 하면 된다. 살고 있는 뉴욕시 세금 1,500달러는 변동이 없다. 간단하게 말하면, 그동안 뉴욕주에만 내던 세금을 뉴욕주와 뉴저지로 적당히 나누면 될 뿐, 전체적인 세금 액수는 높아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 놀부 형은 뉴저지에 살면서 뉴저지에서 일을 한다. 소득과 다른 모든 조건들이 같다면 세금은 1,000달러 정도. 계산이 빠른 독자들은 눈치를 챘겠지만, 놀부(뉴저지) 세금이 흥부(뉴욕) 세금의 1/3도 안 된다. 어쨌든, 이 상황에서 놀부가 직장을 뉴저지에서 맨하탄으로 옮기면 어떻게 바뀔까?

뒷배경을 빼고 결론만 말하면, 세금은 2,000달러로 2배 올라가는데, 그 세금은 살고 있는 뉴저지가 아니라 돈을 버는 뉴욕주에만 내면 된다. 살지도 않는 뉴욕주에 왜 세금을 내냐고 따질 수 있겠지만, 뉴욕시 세금까지도 내야했던 옛날 선배들을 생각하면 그나마 지금은 다행이다. 이 경우, 뉴저지 세금은 전혀 없다.

<문주한 공인회계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