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제해야 할 지나친 자식자랑

2017-03-28 (화) 09:09:33 이현주 /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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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에 변화가 있거나 경사가 생겼을 때 부모님께 가장 먼저 알리는 것은 지극히 한국인다운 발상이요, 효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자식의 경사를 남에게 알리는 일은 어떨까?

예나 지금이나 남의 자식자랑 듣는 것만큼 재미없는 일도 없는데다가, 100년 전에는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갔다면, 요즘은 지구 세 바퀴 반을 돈다. 그래서 자식 자랑 좋아하는 부모님을 둔 나는 내 소식 알리기를 꺼리는 편이다. 과연 내가 부모의 생각만큼 잘난 자식인가 하는 문제는 둘째 치고, 나의 사생활을 보호할 필요를 느끼기 때문이다.

다 키워놓은 자식 자랑도 못하냐며 서운해 할 부모 세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자식은 부모와 별개의 인격체이고, 자신의 삶에 일어나는 일들을 남에게 알리지 않을 권리가 있다. 한국 사회의 유교적 위계질서는 종종 손아래 사람들에 대한 기본권 예의를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만들 위험이 있는데, 자식을 부담스럽게 만드는 자식 자랑 역시 그런 예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자식의 삶은 부모 인생의 연장선이 아님을 알고, 사생활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남의 자식자랑 듣기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즐거운 것은 자기 자신뿐일 테니, 공익을 위해서라도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현주 /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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