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부모에 전화걸어 “딸 납치했으니 돈 보내라”
▶ 새벽시간 연락 안되는점 이용…즉시 신고 바람직
뉴욕에 유학 중인 한인 학생의 한국 부모들에게 ‘자녀를 납치했다’는 거짓 협박 전화를 걸어 돈을 뜯어내는 ‘보이스 피싱’ 사건이 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이 같은 보이스 피싱은 10시간이 넘는 뉴욕과 한국의 시차를 악용, 부모•자녀 간 연락이 잘 닿지 않는 허점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갈수록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뉴욕총영사관에 따르면 맨하탄 소재 명문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둔 한국의 배모씨는 지난 23일 정오(뉴욕시간 새벽 1시)에 한 남성으로부터 ‘딸을 납치했으니 당장 2만달러를 지정된 계좌로 송금하라’는 협박을 받았다.특히 범인은 다급한 목소리로 “엄마! 무서워!”라고 비명을 외치는 여자의 울음소리를 들려주며 공포감을 조성했다.
경찰이나 주변에 이 사실을 알리면 딸을 해치겠다는 협박에 배씨는 딸이 실제로 납치됐다고 생각해 사기범의 지시에 따라 95만원씩 지정된 계좌로 송금했으나, 5번째부터는 송금정지가 돼 더 이상 송금하지 못했다.
사기범들은 다른 계좌를 알려주겠다며 시간을 끌다가 더 이상 송금을 받을 수 없게 되자 딸은 해치지 않고 돌려보내겠다고 하며 연락을 끊었다. 결국 배씨는 이후 뉴욕총영사관의 도움으로 이날 오후 7시40분께(뉴욕시간 오전 8시40분) 딸이 무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배씨의 딸은 자신의 아파트에서 막 잠에서 깨서 전화를 받은 상태였다.
이에 앞서 지난 23일 오후 2시30분(뉴욕시간 오전 3시30분)에도 뉴욕총영사관에 보이스피싱 사건이 접수됐다.
맨하탄 소재 미술대학 3학년에 재학 중 한인 유학생 자녀를 둔 박모씨의 서울 집에 ‘딸을 납치했으니 당장 현금을 지정된 계좌에 송금하라’는 전화가 걸려온 것.박씨는 즉시 뉴욕의 딸에게 수차례 카카오톡과 보이스톡으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아 발만 동동 굴렀다.
결국 112에 신고를 했고 한국 경찰은 외교부 영사콜센터를 경유해 23일 오후 2시30분(뉴욕시간 오전 3시30분) 뉴욕총영사관에 사건을 알려오면서 뒤늦게 딸과 연락이 닿았다.
뉴욕총영사관에 따르면 보이스 피싱 사기범들은 대부분 뉴욕과 서울 시차를 이용해 한국에서 미국에 확인전화를 해도 취침 중인 자녀가 새벽에 전화를 받을 수 없음을 악용해 보이스 피싱을 시도하고 있다.
뉴욕총영사관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는 전화가 오면 즉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유사시에 대비해 유학 중인 자녀들의 연락처는 물론 친구 등의 연락처도 사전에 확보하는 것이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이다”고 밝혔다. 신고: 646-674-6000(뉴욕총영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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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