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 나이 90인데…”

2017-03-10 (금) 12:00:00 케빈 윤 / 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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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뉴저지의 한 한국식품점에 들렸는데 주차할 자리가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연로한 분이 다가와 내게 화를 내면서 고성을 지른다. 차 운전 제대로 하라고 하면서 반말로 나를 나무란다. “내 나이 90인데” 하면서 또다시 소리를 지른다. 나도 손자가 있는 70대인데…. 내 차는 가까이 물체가 지나가면 소리가 나고 백미러에서 불이 반짝반짝 들어온다. 참 기가 막혔다.

내 자신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미안하다고 말을 하고 가려는데 갑자기 나에게 우산을 들고 오더니 방패삼아 또 “내 나이 90인데 까불지 말라”고 한다. 어떻게 저런 분이 미국에 와서 살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어디에서 다시 만날까 두렵다. 제발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노인이 되었으면 한다. 나이 먹은 것이 무슨 훈장이나 계급장은 아니지 않은가. 젊은 사람들한테 그렇게 화를 내고 말을 함부로 하면 자기 자신이 비참해진다는 것을 아셨으면 좋겠다.

그분이 “내 나이 90”이라고 큰소리치면서 반말로 저급하게 말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보였다. 한국에서 하던 습관대로 말하고 행동할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든 만큼 모든 것에 더욱 조심하고 그에 걸 맞는 점잖음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존경은 나이가 아니라 나이가 만들어준 성숙함에서 나온다는 것을 모두가 깨달았으면 한다.

<케빈 윤 / 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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