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국가소멸 위기

2017-02-28 (화) 09: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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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가 피로 물들 것이다’- 이 말도 모자라 ‘내전’이니 ‘계엄령’이니 하는 막말을 쏟아낸다. 막바지에 접어든 탄핵전선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대한민국이 두 조각이라도 난 것 같다.

패색이 짙어지고 있다. 아니, 그동안 제대로 전열이라도 제대로 갖추었었는지 조차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대한민국의 내일을 결정하는 출산 전선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대책이라는 것을 세우고 11년 동안 무려 152조원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할까. 결국 대실패로 돌아갔다.

지난해 한국의 신생아 수는 40만6300명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70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 은 1.17명으로 이른바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68명에 크게 밑돌고 있다.

합계출산율이 1.30명 미만이면 초저출산국가로 분류된다. 한국이 초저출산국가에 진입한 것은 2001년이다. 그러나 4년이 지나서야 대책을 세우고 천문학적인 액수의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2012년 한해만 제외하고 계속 초저출산국가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 한국은 저출산 구조의 고착으로 인구절벽의 위기를 맞고 있다. 생산가능 인구(15세~64세)는 줄고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어서면서 경제적 재앙을 향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나. 출산장려가 당연한 그 방법의 하나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경우 그 방법은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왜.

‘아이를 낳아 키우기 힘든 사회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청년실업률은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뒤따른 것이 ‘흙수저’ ‘헬조선’논란 확산으로, 이는 결혼과 출산 기피에 톡톡한 공을 세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구재앙 위기 해결의 또 다른 방안은 외국인 이민을 적극 수용하는 것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한국인들은 더 많은 이민 수용에 지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젊고 교육수준이 높은 계층은 외국인에 대해 마음이 열려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교육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보다 연령이 높은 계층은 이민유입이 불러올 변화에 상당히 불편해 하고 있다. 외국인은 결코 진짜 한국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인 것이다.

이 여론조사 내용이 그렇다. 이민문제를 놓고 양분된 사회가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가. 진보를 표방하는 야당은 외국인 이주에 더 적극적으로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결국 말로 끝날 공산이 짙어지고 있다.

문호개방을 적극 지지하다가 역풍을 만났다. 트럼프가 등장한 미국, 그리고 우파 포퓰리스트가 설쳐대는 유럽이 맞은 정치적 현실이다. 게다가 대선시즌이다. 본래는 연말로 생각됐었다. 탄핵정국을 맞아 그 시즌이 앞당겨졌다.

때문에 까딱하는 순간 표나 잃을 수 있는 이민문호개방에는 아예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다.

탄핵도 탄핵이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국가소멸을 가져올 수 인구절벽위기에 한국의 정치권은 정말이지 진지한 관심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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