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행복한 세계여행 하기 , ‘나만의 주제’ 정해 떠나면 훨씬 재미있어요

2017-02-1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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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 경제 문화 상이한 곳 섞어 가면 재미

▶ 계획은 현지 조달보단 사전계획형이 안심
추천 국가는 부탄 덴마크 쿠바 뉴질랜드

행복한 세계여행 하기 , ‘나만의 주제’ 정해 떠나면 훨씬 재미있어요

해외여행은 나만의 주제를 정해 떠나면 더 재미있고 뜻깊은 추억이 된다. 영국의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LA타임스]

■ 전문가 조언 행복한 세계여행 하기

세계여행은 어떤 누구에게는 ‘미친 짓’으로 비쳐지기도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에겐 ‘인생의 버킷리스트’다. 미지의 땅으로 떠나는 기대와 설렘은 어느 것과도 바꿀 수가 없다. 하지만 막상 세계 여행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애햐 할지 막막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더 의미 있고 뜻 깊은 여행을 원한다면 나름의 주제를 정하고 떠나야 한다는 것. 이런 점에서 7개월간 무려 35개국을 여행하고 온 김태준(36)씨의 조언은 귀담아 들을 만하다. 그는 한국일보 홈페이지에 ‘김뻡씨의 행복여행’이란 이름으로 여행기를 연재하기도 했다. 참고로 그가 뽑은 ‘행복여행지 4’에는 ‘지구상 마지막 샹그릴라’ 부탄과 ‘휘게의 나라’ 덴마크, ‘진짜 삶을 살아가는 곳’ 쿠바, ‘꼭 한번 살아보고 싶은 나라’ 뉴질랜드가 포함됐다. 세계여행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김태준씨의 조언을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여행 주제 왜 행복이어야 하는가
많은 사람들은 돈과 성공을 행복의 기준으로 삼는다. 이러다 보니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하고 남을 배려할 마음의 여유는 없어지게 된다. 이런 현실에서 미래의 삶을 위한 나침반이 필요했다. 유엔의 2016 행복리포트를 보게 됐는데, 157개국 중 1위는 덴마크였고 한국은 58위였다. 한국에 있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 대체로 자신이 불행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한국의 행복지수가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부탄은 왜 행복지수를 만들었으며, 덴마크는 왜 행복지수 1위인지 알고 싶었다.

이런 점에서 여행 필수국가는 행복지수를 기준으로 삼아보는 것도 괜찮다. 이를테면 부탄과 덴마크 등 북유럽국가를 필수로 넣고 나머지는 대륙 별로 몇 국가를 선정하는 것이다. 정치 경제 문화 종교 등 시스템이 상이한 국가들을 조금씩이라도 체험해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세계 여행을 떠나는 데 있어 자신만의 주제를 정하면 여행이 단조롭지 않고 훨씬 재미있어진다. 음식, 문화 등을 주제로 현지인들과 교감하다 보면 가족ㆍ사랑ㆍ시간ㆍ죽음 등 삶의 다양한 모습과 만나게 된다. 사랑과 자유 등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은 가치나 주제를 정하고 여행한다면 이후의 삶도 천천히 그에 맞게 변화할거라 생각한다.
행복한 세계여행 하기 , ‘나만의 주제’ 정해 떠나면 훨씬 재미있어요

남미 페루의 평화로운 알파카 농장 모습.[AP]


▶세계여행 후 주변 반응은?
세대에 따라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친구들은 ‘멋지다, 젊으니까 가능해, 대단해 부러워’라고 격려한 반면 선배들은 ‘미쳤니? 결혼해야지, 집사야지, 나이가 몇인데? 돈 벌어야지’라는 걱정 섞인 반응이었다.

사실 기성세대도 애들 키워놓고 은퇴 후 여행하는 게 꿈 아닌가? 끝없이 경쟁하며 살아왔지만 왜 사는 건지, 잘 살고 있는 건지, 이대로 살면 되는 건지 등 정작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러다 보면 돈과 성공이 나의 꿈인지 주변인의 꿈인지 헷갈린다. 젊은 세대는 다르다. 일을 하면서도 즐거움을 찾고, 자기 생활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안정보다는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더 치중한다.

▶7개월 여행 경비와 사전 계획
그는 자신이 살고 있던 원룸 전세금을 빼서 세계 여행 경비를 마련했다. 여행할 때 ‘사전계획형’인지 ‘현지조달형’인지는 개인 성격 차이인데 나 같은 경우 ‘계획형’에 가깝다.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을 먹고 나서 준비하는 데 한 달 정도 걸렸다.

이동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비행기를 이용했고 시차에 따른 피로를 줄이기 위해 진행방향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잡았다. 또 여행하는 동안 각국의 계절을 여름에 맞추니 짐을 줄일 수 있었다.


비행기는 주로 저가항공을 이용했고 출발 전 전부 발권해 경비를 줄였다. 시내 중심부 게스트하우스를 많이 이용해 숙박비도 절약하고 도보 여행으로 교통비도 아꼈다.

짐을 어떻게 꾸려야 할지도 고민이었다. 3번째 방문국 인도로 들어가기 전 네팔의 포터들에게 가져간 짐(20kg)의 절반을 떼 주고 나니 배낭 하나로 충분해 홀가분하고 ㄸ편했다.

개인적으로 스마트폰 하나로 떠난 여행이었다. 사진 찍고, 글 쓰고, 여행정보 얻는데 스마트폰으로 충분했다. 남미 같이 치안이 불안정한 국가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시내 중심의 안전한 숙소를 택하고, 심야의 이동을 삼가는 것 등이 중요하다.

김씨는 이번 여행이 유학보다 더 좋은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폭넓은 독서와 열린 자세로 토론하는 데 동기를 부여한 것도 성과다.

여행을 마친 후 주변에서 안정감 있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 주제가 행복이었던 만큼 여행하면서 메모한 행복의 키워드들이 자신의 삶에 힘이 될 것이고, 주변에도 스며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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