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힘 빠진 달러’ …원·달러 환율 1,140원대로 하락

2017-02-03 (금) 07:20:29 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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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6일 만에 최저…작년 11월 미 대선 이전 수준

‘힘 빠진 달러’ …원·달러 환율 1,140원대로 하락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고 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는 달러당 1,146.8원으로 하루 전보다 11.3원 떨어졌다.

한 달 만에 60.9원 급락한 것으로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11월8일(1,135.0원) 이후 86일 만에 최저치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지난해 11월9일(종가 1,149.5원)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날 원•달러환율은 6.1원 내린 1,152.0원에 출발했고 한때 1,145.4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 통화정책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 1일 기준금리를 현행 0.5∼0.75%로 유지하기로 했으나 FOMC 성명에 추가적인 금리인상 시점으로 해석될 수 있는 문구를 넣지 않았다. 이른 시기에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신호를 기대했던 금융시장에서는 실망하는 분위기가 나타났고 달러화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것.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율 조작' 발언이 달러화 약세에 계속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제약사 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무슨 짓을 하는지, 일본이 수년간 무슨 짓을 해왔는지 보라"며 "이들 국가는 시장을 조작했고 우리는 얼간이처럼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믿고 있다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특히 자동차 업계는 트럼프의 환율조작 비판이 중국, 일본, 독일에 그치지 않고 한국까지 포함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작년 11∼12월에는 미국의 차기 행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고 연준이 금리를 가파르게 올릴 수 있다는 전망에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새해 들어 미국 신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 점점 강해지면서 달러화는 약세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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