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표면에서 감지되는 빛이 이상 징후를 보인다. 얼마 되지 않아 지구에 운석이 떨어진다. 운석은 화성인들의 우주선이었다. 그 사실을 알리는 뉴스 속보가 이어지고 우주선이 지나간 자리에는 사망자들이 속출한다.
1938년 10월30일 미국의 라디오를 통해 방송된 내용이다. 오손 웰스가 각색한 ‘화성인의 내습’ 드라마가 공중파를 탄 것이다. 그러자 대소동이 벌어졌다. 드라마의 가상뉴스를 실제 상황으로 착각한 수천, 수만 명이 대피에 나서는 등 혼란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1930년대는 라디오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라디오란 대중매체가 잘못된 정보(화성인 내습은 드라마지만)를 대중에게 전달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가르켜 주는 클래식에 속하는 케이스다.
라디오시대, TV시대도 지나, 이제는 인터넷시대다. 정보는 홍수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정보의 일방통행 형의 시대도 더 이상 아니다. 그런데도 유사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말도 안 되는 뉴스다. 그런데 그 뉴스를 사람들은 믿는다. 단순히 믿는 정도가 아니다. SNS 등을 통해 열심히 퍼 나른다. 그 거짓 뉴스는 광속(光束)으로 사방으로 번져가고 사람들은 사실로 믿는다. 그리고는 거짓된 정보 입력에 따라 행동에 돌입한다.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든다. 시저가 한 말이었던가. 어떤 사태나 상황이 발생한다.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정확히 볼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각자 나름의 프레임(frame)을 통해 바라보고 이해하고 또 해석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평소 원하던 소식이 전달된다. 그러면 바로 눈이 간다. 이내 철석같이 믿는다. 뉴스출처에 대한 검증도 없이. 그리고 그 뉴스의 열렬한 전파자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독버섯 같이 번져나가는 것이 각종 음모론(conspiracy theory)이고 황당한 스토리를 사람들은 사실인 양 믿는 것이다.
이야기가 길어진 건 다름이 아니다. ‘가짜 뉴스(fake news)’- 시대의 화두가 됐다고 할까. 대선을 계기로 미국에선 가짜뉴스가 신산업이 됐다.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다. 그 세계화적 흐름에 한국이 최선두대열을 이끄는 것 같아 보여서다.
이미 ‘미친 소’ 놀이로 이 부문에서 만만치 않은 실력을 증명했다. 이 가짜 뉴스의 왕국 대한민국에서 또 다시 페이크 뉴스가 양산이 돼 사방팔방으로 전파되고 있는 것이다.
‘촛불 민심’을 제멋대로 해석해 종북 프레임에 가두는 것이 그 새로운 유형의 하나다. 탄핵을 마치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의 투쟁인 양 편 가르기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가짜 뉴스’ 홍수사태는 이제 시작 일 수도 있다. 탄핵정국이 대선정국으로 이어지면서 온갖 유언비어에 거짓 정보가 난무할 것이라는 것은 전례로 보아 불 보듯 빤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아니면 말고 식’의 악의로 가득 찬 가짜 폭로뉴스, 거짓 정보 등을 걸러낼 어떤 대책도 또 제도적 장치도 없는 상태에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대통령선거가 벌써부터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