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국식당’

2017-01-12 (목) 09:27:40 David Shumate, 임혜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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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다툼 뒤에는 늘 중국식당에 갔었다. 동양적인, 알 수 없는 무엇이쓰린 마음을 달래주었다. 마치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강 언덕처럼.

식당에 들어가면 주인은 고개 숙여 인사했다. 너무나많은 세상을 본 얼굴. 혁명. 고문당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결코 발설하지 않을 무서움들. 그의 아내는 우리를식탁으로 안내했다. 그녀의 발자국은 우리의 것보다 작다.


작은 딸은 차를 내왔고 큰 딸은 완벽한 영어로 주문을 받았다.

그 아이의 아름다움은 매년 더욱 섬세해졌었다.

때로 손님은 단지 우리뿐이었고 그들은 젓가락으로오리와 새우요리를 먹는 것을 멀리서 지켜보며미소 짓곤 했다. 저녁 식사 후 우리는 조용함 속에만족스럽게 앉아 있었다. 형은 우스갯소리를 하고,엄마는 냅킨으로 새를 접고 여동생은 쿠키를 열어행운의 메시지를 소리 내 읽었었다. 식당을 나올 때아버지는 언제나 주인아저씨와 악수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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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식당 그 어디에 평화를 주는 힘이 있던 것일까. 맛좋은 음식이거나 따스한 환대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이 시 속에는 혁명과 죽음을 목격한 이후, 제 2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연민과 인간적 유대감에서 오는 보다 깊은 위로가 있다. 푸르른 강 언덕같이 멋진 자연만이 줄 거라 여겨지는 휴식과 안락은 한적한 중국 식당에도 있다는 것을 이 시는 쉽게 증명한다. 사랑, 휴식, 평화 그것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을 볼 수 있는 사람의 열린 마음속에 있다.

<David Shumate, 임혜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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