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회와 노숙자

2017-01-02 (월) 12:00:00 문성길 /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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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메릴랜드 볼티모어 인근, 교인 수 50여명의 아주 작은 감리교회는 시당국으로부터 경고장을 받았다. 더불어 일정기한 내에 노숙자를 교회로부터 퇴거시키지 않을 경우 1만2,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경고서한을 받았다.

1년 예산이라야 벌금의 10배 조금 넘는 교회 재정상 엄청난 액수의 벌금이라 교회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다. 얼마 전부터 교회 밖 의자를 베개 삼아 노숙자가 밤잠을 자고 있었지만 그대로 두었는데 교회와 담을 하고 있는 이웃의 불평 신고를 했다. 오물 냄새 때문인 것 같았다.

그러나 이 교회는 교회의 근본정신을 조용히 실천하고 있는 참다운 믿음의 공동체인 것 같다.


사랑으로 가난한 이들, 병든 자, 고아와 과부들을 돌보아주어야 한다는 말은 어느 교회를 막론하고 늘 강조하는 바다. 그 많은 교회와 교인들이 있지만 교회 안과 밖에서의 생활태도가 일치하는지 자문해보지 않을 수 없다.

인도 국부, 간디가 생전에 “왜 교회에 안 나가십니까?”라는 질문에 “단 한명의 진실한 신자가 있다면 왜 안 나가겠느냐”는 유명한 일화가 생각난다. 시당국에 노숙자에 대한 불평을 했던 교회 이웃도 독실한 신자인지도 모르겠다.

지난달 17일자 신문에는 프란체스코 교황이 자신의 생일(12월17일)을 맞아 노숙자들을 초대해 식사를 했다는 기사가 났다, 몇년 전에도 노숙자들을 식사에 초대했는데, 아무도 오질 않은 일이 있었다.

연유를 알아본즉 노숙자들이 목욕을 오래 못해 심한 냄새가 나서 초대에 응할 수 없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길거리에 샤워 시설들을 설치해 평소 노숙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후 그들과의 식사약속도 이루어졌음은 물론이다.

프란체스코 교황이나 테레사 수녀 같은 분들은 어떤 분들일까. 이들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아주 상식적인 것을 매일의 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실천하시는 분들인 것 같다. 앞으로는 이런 훌륭한 분들을 조금이라도 닮아보려는 연습을 했으면 한다.

<문성길 /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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