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러나 올해는 희망의 해였다

2016-12-27 (화) 09:36:37 이영묵 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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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신문에서 새누리당 친박계 중진 의원 몇 명이 박 대통령 탄핵에 찬표를 던진 비박계 의원들을 ‘패륜아’ ‘반역죄인’ 등으로 욕하는 글을 읽고 참담한 기분이 들었다. 아니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새누리당은 조선 같은 왕조이고 박근혜 대통령은 상감마마이고, 의원들은 신하쯤으로 생각하며 시계를 몇 백 년 전으로 돌려놓은 것 같았다.

새누리당은 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 그리고 점진적인 개혁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보수 공당이다. 패륜이니 반역이니 하는 것은 구세대적 발상이다. 의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니라 그를 뽑아준 시민들에게 지켜야 한다.


지금 SNS에는 별별 소식, 뜬소문들이 난무하고 있다. 그런데 나의 생각으로는 최순실, 안종범 등 박근혜 대통령 주위 인물을 고소한 검찰이 녹음, 수첩, 녹취록 등 자료를 제일 많이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들을 고소하면서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공범으로 지칭하였다. 추측만으로 그랬을 리가 없을 것이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본다.

그러니 이러한 사실만으로도 박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는 이미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으로서 자격을 상실했다. 이것이 내가 본 한국의 정치, 사회의 상태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지금 한국 역사에서 일찍이 보지 못했던 대규모 촛불 시위가 매주말 마다 열리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그 못된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보수의 극우파는 박근혜 대통령을 보호한다며 촛불시위 하는 사람들을 종북 좌파로 매도하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또 시민단체와 야당은 항의 시위의 열매가 자기 것인 양 의기양양하고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정치인들은 현재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 같다.

민의는 좌파, 우파 정파싸움에는 흥미가 없다. 오로지 이제는 정치권의 부패, 정경유착 그리고 정치권을 맴도는 간교한 무리들의 청산을 원하고 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김영란법 시행과 이번 촛불 시위로, 2016년은 부정부패 그리고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밝은 미래의 첫 걸음을 시작한 역사적인 해이었다. 어두운 그림자도 있다. 탄핵이 어떤 결과가 나든지 앞으로는 정치인이나 재벌이나 하다못해 말단 공무원도 모두 김영란법, 시민들의 고발의식으로 점진적이나마 개선은 되겠지만, 못돼먹은 정치인들이 또 순진한 시민들, 그리고 돈으로 매수한 사람들을 동원해서 촛불 시위를 툭 하면 벌일까 걱정된다는 말이다.

정치권에 말하고 싶다. 이번 촛불 시위에서 당신네들 중 누구는 시위대가 버스에 불을 지르고 난동 부리기를 바랐을지도 모르겠다. 또 누구는 대한민국은 친일 청산 못한 정권이고, 오직 북한만이 정통 정부라며 찬양하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정치권은 이러한 발상을 이제 그만두고 시대의 소리에 부응해야 한다.

그리고 보라! 시민들은 이러한 정치 놀음에 끼어들지 않고 의연히 평화적이고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주지 않았는가!고국이 2017년 건강하고 한발 더 희망찬 모습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해본다.

<이영묵 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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