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단체는 위기를 겪고 있는 분들을 위해 일한다. 병원비를 못 내는 분들, 렌트비를 못 내 아파트에서 쫓겨나 집이 없어진 분들, 하루하루 먹고 살아갈 돈이 없는 분들, 가정폭력 혹은 성폭력을 겪으신 분들, 사람들이 자신을 미행하고 밥에 약을 타며 해치려고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 등 많은 분들이 오신다.
한 친구는 내가 세상을 변화 시키는 뜻 깊은 일을 한다며 부러워했다. 그렇지만 사실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보람은 그다지 자주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항상 위기상황에 긴장하고 있어야 하는 매일이 전쟁 같기만 하다.
아프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내가, 우리 단체가, 우리 사회가 다 감싸고 보듬기에는 턱없이 많기만 하고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려고 많은 것들과 싸워야 한다. 왜 이렇게 세상에는 나쁜 일들이 많아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건지. 나 혼자 바꿀 수 있고 고칠 수 있는 일이 아님에도 꼭 나의 잘못인 것 같아 외롭기만 하다.
그렇지만 싸움터 같은 비영리단체에서 떠나지 못하고 계속해서 견딜 수 있게 해주는 건 정말 딱 하나, 강하게 잘 견뎌 주는 상담자들인 것 같다. 상담이 끝나고 환하게 웃을 때, 걱정돼서 잠을 못 잤는데 오늘은 집에 가서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할 때, 죽고 싶다고 했다가 죽지 않고 전문 카운슬러와 이야기 해보겠다고 살 때, 모든 게 잘 해결됐다며 안부인사 전해줄 때, 떳떳하고 강하게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에 나도 함께 배우고 같이 더 나아갈 수 있다.
항상 듣는 마음 아픈 이야기들이지만 그럼에도 꿋꿋하게 견디며 살아가 주는 분들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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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희 / 커뮤니티 프로그램 코디네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