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의 국정 드라마

2016-12-10 (토) 김원곤/ 맨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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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의 시끄러운 정세가 일일 연속 드라마 보다 더 흥미진진한 것 같다. 주연 박근혜, 조연 최순실, 차 아무개, 고 아무개, 우 아무개 등 등장인물도 각양각색이다. 주연을 가장 압박하는 조연자들은 시청자들이 뽑은 300명과 헌법수호의 아성 검찰도 포함이 된다. 연출 감독은 언론이고 테마는 국정농단이다.

이런 사태를 접한 시청자들이 노발대발하여 결국 거리로 뛰쳐나와 자기 의사 표시들을 하고 있다. 주연의 연기가 너무 엉망이라고 하면서 시청자들이 주연을 교체하자고 촛불을 들고 아우성이다. 시청자들은 기성세대와 청소년대 그리고 야당과 여당 둘로 갈라져 있다. 주연이 이제 시청자들이 뽑은 300명이 결정을 해 달라고 그들에게 공을 던졌다. 300명이 결정을 하여 언제까지 하차 하십시요 하고 공을 주연측에 던지면 될 터인데, 시간벌기위한 꼼수다 하고 300명의 고유권한인 탄핵을 주장하고 여당의 28명의 동조를 얻기 위한 물밑 작업은 제쳐두고 부역자들과 협의는 없다면서 시간낭비를 하고 있다.

드라마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상황 반전이 있어서 매일 전개되는 소식을 기다리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드라마의 연출 감독들이 흥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카더라 통신에 의한 과장 선전선동에 소설 같은 시나리오로 시청자들을 자극하여 촛불 들고 광장으로 모이게 하는 괴담 같은 연출력은 가히 놀랄 만하다. 언론은 어떤 상황에서도 한쪽으로 치우지지는 말아야 한다.


검찰의 중도 수사중단, 특검이 시작되기도 전에 탄핵을 요구하는 층은 다음 주연을 맡으려는 자들의 개인욕심이 분명하다. 이 드라마의 종말이 어떻게 끝이 날지 무척 궁금하다.

난세에 걸출한 영웅이 탄생한다고 하였는데 아무리 눈을 씻고 보아도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시청자들 눈에는 해답이 보이는데 정치모리배들은 캄캄한 밤중을 헤매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다. 촛불민심은 앞으로 드라마 제작국으로 향할 지도 모른다.

광장에 모인 숫자의 과장 발표, 경찰 추산의 다섯 배를 부풀려 발표하는 주최측의 의도는 뻔하지 않은가. 그것은 선동이다. 이문열작가의 촛불시위를 북녘의 아리랑 축전에 비유한 것은 약간 지나쳤다. 아무리 100% 동정심을 발휘한다 해도 이번 드라마 주연배우의 연기는 낙제점인 게 분명하다. 아무리 어지러운 대한민국호 이지만 그래도 4.19, 6월 항쟁, 광우병소동 등을 견디어왔던 것처럼 한국은 어떤 상황에서도 분명 잘 굴러갈 것이다

<김원곤/ 맨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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