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강아지
2016-12-09 (금) 09:41:59
임무영 / 샌프란시스코
몇 년 전 초등학생이던 딸아이가 볼멘 목소리로 이러는 것이었다. “엄마, 내가 우리반에서 제일 가난한 것 같아요. 나는 닌텐도도 없고, 셀폰도 없고… 강아지도 없잖아요.”그 말에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났다. 당시 닌텐도가 인기였는데, 장난감 하나에 70-80 달러나 하는 것을 어린아이에게 사준다는 것이 내겐 용납되지 않았다. 전화기도 초등학생에게 왜 필요할까 싶어 사주지 않았는데, 강아지는 조금 달랐다.
마침 아는 분이 한국에서 유기견을 데려온다며 우리도 생각 있으면 같이 입양하자고 했다. 사실 입양할 강아지를 찾아보려고 동물 보호소를 몇번 들락거리기도 했는데, 대부분 늙고 학대받은 개들이 많아 선뜻 내키지가 않았다.
그런데 한국에서 입양을 기다린다는 유기견들은 달랐다. 사진을 보니 하나 같이 어리고 예쁜 강아지들이었다. 어떻게 어린 생명들을 이렇게 많이 내버릴 수 있나 싶었다.
우리가 데려오기로 한 강아지는 눈이 크고 털이 하얘서 유키라고 이름지어 줬다. 그 후에 알아본 한국 유기견들의 실태는 너무 안타까웠다.
반려견으로 죽을 때까지 함께 살았다는 가족은 12%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 병들고 싫증나서 버렸거나 애완견임에도 식용으로 헐값에 팔아 넘겼다고 했다. 인간이 참으로 비정하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학대 당하던 유기견을 데려와 잘 먹이고 윤기 흐르는 개로 키운, 존경스러운 동네 사람들도 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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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영 / 샌프란시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