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당선 주택 시장에 호재인가 악재인가

2016-12-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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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주택 시장에 호재인가 악재인가

트럼프 당선으로 주택 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오바마 행정부 시행 기존 정책은 줄줄이 폐기될 전망이다.

주택시장 관계자들의 눈과 귀는 모두 트럼프의 입에 쏠려 있다. 차기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가 과연 주택 시장을 어떻게 바꿔 놓을 지가 최대 관심사다. 트럼프 당선인이 최근 월스트릿 저널과 실시한 인터뷰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금융 시장개혁안인 도드-프랭크 법안을 폐기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다신 한번확인했다. 이밖에도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시장의 자율 기능에 맡긴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내놓은 바 있다. 확실한 것은 오바마 행정부의 주택시장 정책과는 상반된 정책이 실시될 가능성이 높은데 주택 시장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가 관건이다.

온라인부동산 업체 ‘리얼터 닷컴’이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주택 시장 변화를 예상해 봤다.

■ 바이어에게 호재일까?
역사상 가장 소란스러운 대선이종료된 시기는 11월초. 매년 11월초는 주택 시장이 동면을 준비하는 시기다. 집을 살 사람들은 대부분직전 여름 성수기에 이미 구입을완료하고 연말 휴가철을 맞아 주택 시장도 한산해 지는 시기다. 올해도 예년과 다름없이 계절적인 비수기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컸지만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예상과 조금 다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선 결과가 나오자마자 모기지금리가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 서면서 갑자기 집을 보여 달라는 바이어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것.

그동안 대선 결과만 지켜보던 대기수요자들이 이자율 급등하자 비수기에 아랑곳 없이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주택 구입을 서두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은 일단 주택 구입자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대선 공약을 통해 밝혔듯이 트럼프는 당선되면 세금 감면 등 중산층을 위한 각종 세금 완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혀왔다. 세금 감면이 시행되면 바이어들의 가계부에 여유가 생겨 주택 구입에 필요한 다운페이먼트 자금 마련이 훨씬 수월해 질 것을 기대된다.

반대로 트럼프 당선이 바이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공화당의 주택 시장 관련 정강 정책이 시행되면 바이어에게 요구되는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높아지거나 이자율이 오르는 등 오히려 주택 구입여건이 악화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 최대 지지층인 중년층 블루 칼라 노동자들이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패니매, 프레디맥 앞날 불투명
트럼프의 당선으로 가장 가슴을졸이고 있는 기관은 패니매와 프레디맥이다. 두 기관은 국영모기지 보증 기관으로 은행이 발급하는 모기지 대출을 보증하는 방법으로 모기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트럼프의 생각은 한마디로 ‘불필요한 기관이다’라는 것이다.

공화당 정강 정책은 두 기관이 납세자의 소중한 세금을 불공정한 방식으로 주주와 기관 고위 관계자의 수익을 불리는데 이용했다는 인식을 담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하면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미래는 매우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최소한 두 기관의 역할이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높지만 트럼프 당선인측이 내놓은 구체적인 대체안은 현재까지 없는 상태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 연방주택국’(FHA)의 기능도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FHA는 낮은 다운페이먼트 프로그램을 통해 저소득층의 주택 구입을 지원하는 기관으로트럼프측은 납세자의 세금이 사용되는 FHA 융자 프로그램으로 고소득자의 주택 구입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 도드-프랭크 법안 폐기
오바마 행정부가 시행안 주택 시장 관련 정책중 미래가 가장 불투명한 정책이 바로 도드-프랭크 법안이다. 도드-프랭크 법안은 금융 위기직후 느슨해진 금융 시장의 관행을바로 잡기위해 실시된 금융 시장 규제법안이다. 도드-프랭크 법안이 폐기되면 법안 시행을 위해 탄생한 ‘소비자금융보호국’ (CFPB)의 존속여부도 불투명해진다. CFPB는 금융위기를 몰고 온 악성 모기지 대출근절을 위해 발족된 기관으로 그동안 모기지 대출 규정 강화에 주력해 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도드-프랭크 법안의 규제가 지나치게 까다로워 오히려 일반인들의 주택 구입을 방해하는 요인이라는 의견을 여러 차례 밝혔다.

까다로운 규제가 주로 소형 은행과 서민들에게만 집중돼 경기 회복과 경제 성장에 방해만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중 주택 구입 대출 자금이 주로 대형 은행을 통해 부자들에게만 흘러들어가는 불공정한 결과가 나타나 법안 폐지를 통해 이를 시정하겠다는 것이 트럼프 당선인의 의지로 볼 수 있다.

■‘멕시코 장벽’ 오르면 집값도 오를것
트럼프 당선인의 주요 대선 공약중 하나가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불법 이민자 유입을 막겠다는 취지지만 장벽이 실제로 올라서면 트럼프의 기타 이민정책과 함께 주택 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주택 구입 여건은 사상 최악 이다.

수요는 있지만 매물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주택 가격이 수년째 꾸준히 오르고 있다.

기존 주택 매물은 물론 신규 주택공급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신규 주택 공급은 수년째 원활히 이뤄지지않고 있다. 신규 주택 공급이 막히게 된 여러 원인중 하나가 바로 주택 건설업계의 노동력 난이다. 노동력이 부족한데다 숙련공 부족 사태는 더욱 심각해 주택 건축 비용이 치솟을 뿐만 아니라 원활한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의 공약대로 약 11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이만 서류 미비자 추방을 단행하면 주택 건설업계 노동력 부족 사태는 더욱 악화될 것이 뻔하다. 결국 인건비가 비싼 기존 노동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신규 주택 분양가가 더욱 올라 가뜩이나 주택 구입 여건 추가 악화가 불가피하다.
트럼프 당선 주택 시장에 호재인가 악재인가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대로 멕시코 장벽이 건설되면 주택 건설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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