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렇게까지 하면서 물건을 사야 할까!” - 지난 금요일, 블랙 프라이데이에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사건들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했을 법한 생각이다.
전통적으로 연중 가장 큰 세일인 블랙 프라이데이가 되면 그 전날 밤부터 백화점 앞에서 사람들이 노숙을 하며 기다리는 장면, 캄캄한 새벽에 백화점 문이 열리면 우르르 사람들이 몰려들어 서로 물건을 카트에 실으려고 몸싸움 하는 장면은 ‘전통’이 되었다. 올해도 변함없이 같은 장면들이 연출되고 그 과정에서 폭력이 행사되기도 했다.
세일 폭이 크기는 하다. 예를 들어 800~900 달러짜리 TV를 200~300달러씩 싸게 판다니 왜 욕심이 나지 않겠는가.
사람들의 물건 욕심, 이를 부추기는 소비주의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연말 할러데이 시즌은 샤핑 시즌이 된지 오래이다.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차분하게 맞아야 할 연말이 세일 찾아다니며 샤핑 하느라 연중 가장 바쁘고, 정신없는 계절이 되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발품 판만큼 싸게 산다는 생각에 샤핑객들은 붐비는 백화점 주차장을 수도 없이 들락거리곤 했는데, 한 가지 편해진 점이 있다면 온라인 샤핑. 좋은 세일 찾느라 몸을 혹사할 일은 줄었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모든 샤핑을 끝낼 수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 지나고 온라인 세일의 날인 월요일, 사이버 먼데이 매출이 올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월요일 소비자들이 온라인 구매로 지출한 액수는 34억5,000만 달러. 지난해 사이버 먼데이 매출액 보다 12.1%가 뛰어올랐다.
할러데이 시즌은 이제 겨우 시작되었지만, 미 전국 소비자들은 이미 온라인 구매로만 400억 달러를 지출했다. 연말은 명실 공히 연중 가장 큰 대목이다.
이 엄청난 돈이 샤핑으로만 다 쓰여야 할까, 좀 의미 있는 일에 나누어지도록 물꼬를 틀수는 없을까, 고민을 하던 사람이 있었다. 지난 2012년 여름 뉴욕, ‘92가 Y’라는 비영리기구의 사무총장인 헨리 팀스였다.
그에게 번개 같이 떠오르는 단어가 있었다. 블랙 프라이데이 - 사이버 먼데이에 이은 ‘기빙 튜즈데이’ . ‘기부하는 화요일’이다. 샤핑할 만큼 했으면 이제는 나누고 기부하자는 취지이다.
그해부터 ‘기부 화요일’이 시작된 지 올해로 5년 째. 추수감사절 지나고 첫 화요일인 이날 ‘기부’ 캠페인은 사회관계망을 타고 퍼지기 시작해 전 세계에서 또 다른 전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70여 개국에서 ‘기부 화요일’에 기부된 액수는 1억1,700만 달러. 2012년 첫해2,500개 기구가 참여했던데 비해 지난해에는 4만여 기구가 동참했다. 행사는 참여를 원하는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어서 돈뿐 아니라 식품, 혈액, 신발, 의류를 기부 받는 단체들도 있다. 특정 비영리기구를 선택해 기부를 할 수도 있고, 각자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개인적으로 도울 수도 있다. ‘화요일’이 지나도 기부는 물론 계속할 수 있다.
할러데이 시즌, 성탄 시즌이 ‘샤핑 시즌’으로만 끝나면 덧없다. ‘기빙 시즌’으로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