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침 산책

2016-11-22 (화) 09:43:28 메리 올리버, 임혜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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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해‘라는 뜻을 품은 말은 참 많습니다
그중 어떤 것은 속삭여야 하고
또 다른 것은 노래로만 전할 수 있지요
딱새는 말 대신 휘파람을 불고
뱀은 원을 그리며 돌고비버는 꼬리로 연못의 수면을 때리고
사슴은 소나무 숲속에서 발굽을 탁탁 치고골
드핀치는 허공을 날아오르며 빛납니다.

사람은, 때때로 말러를 흥얼거리기도 하고
오래된 참나무를 끌어안기도 한답니다
혹은 외로운 연필과 노트를 꺼내들지요
몇 마디 사랑스럽고 감동적인 단어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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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자이며 명상 시인인 메리 올리버의 시이다. 아침 산책을 하다가 감사를 전하기 위해연필과 노트를 꺼내는 시인의 모습은 외롭다기보다 온화하고 풍요해 보인다. 시인과 딱새와비버와 사슴과 골드핀치가 제각기 감사하는 모습을 따라가던 독자에게도 은연중 감사의 마음이 인다. 감사는 사랑의 시작이다. 그것은 가장 튼튼한 인간생명의 인프라이다. 불안하고 불확실한 세상을 감사의 눈으로 볼 수 있다면 그가 누구든, 무엇을 하며 살든 그는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리라.

<메리 올리버, 임혜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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