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살까? 말까?

2016-11-10 (목)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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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까? 말까?
요즘 몇 달 사이에 많은 바이어들이 필자에게 물어보는 질문이다. 지난 1년 가량 주택시장에서 집을 구입하려고 돌아다녀본 바이어들은 올해가 가장 집을 구입하기 어려운 해 인 것 같다고 이구동성으로 호소하고 있다.

특히 처음으로 비교적 소형 주택을 구입하는 바이어들에게는 거의 전쟁수준의 난리를 겪고야 간신히 주택을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바이어들에게는 최악의 시장으로 기억될 것 같다. 통과하기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엄격한 융자규정은 물론이고 융자승인을 받았다고 해도 시장에 매물이 많지 않아서 집 구입에 여간 애를 먹은 것이 아니다.

최근 패니매가 내 놓은 통계자료를 보면 앞으로도 시장의 중저가 주택매물의 부족현상은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50만달러 미만대의 저렴한 주택을 구입하려는 바이어들에게 더 어두운 전망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중저가주택의 매물이 부족한 이유는 서브프라임사태 이후 일반주택을 임대하려는 수요가 아파트를 임대하려는 수요보다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2008년을 고비로 대량의 차압사태를 겪으면서 일반주택이 약 천만 채이상 차압되면서 이 일반주택 살던 홈 오너들이 일시에 임대시장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차압으로 집을 잃은 대부분의 홈오너들은 아파트가 아닌 일반주택에 거주하던 사람들이서 당연히 렌트도 일반주택을 임대하려는 경향이 있다. 또 지역도 멀리가기 보다는 학교, 직장, 지인 등 모든 이전 생활기반이 있던 주변지역으로 옮기려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일반주택의 임대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일반주택을 사서 임대용으로 돌리거나 또는 기존의 주택들을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이 생겼다. 특히 렌트비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주택을 구입해서 임대하는 것이 꽤 괜찮은 투자형태로 인식되면 소형임대주택을 구입해서 렌트로 돌리려는 투자자들이 대폭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매물이 부족한 주택시장에서 중, 저가 주택들이 대폭 임대주택들로 옮겨가면서 매물부족현상을 더욱 부추기게 된 것이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2005년에서 2013년사이에 주택구입후 실제로 바이어가 그 집에 사는 Owner-Occupied는 100만채이상 감소한 방면 구입 후 임대를 한 소위 Renter-Occupied는 200만채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렌트용 주택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어두운 소식은 주택시장이 피크로 달려가던 2005년 말에는 첫 주택구입자들이 선호하는 소위 Entry용 주택이라고 불리 우는 2,000스퀘어피트미만의 주택이 1년에 약65만채가 공급되었지만 현재는 20만채정도밖에 공급되지 않고 있어 이 또한 매물부족현상에 일조를 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조건을 볼 때 소형주택의 재고물량부족현상이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이러한 소형주택을 구입하려는 바이어는 구입을 포기하지 말고 시장에 머물면서 계속 구입을 시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80만달러, 특히 100만달러 이상 대의 고가주택시장은 현재 가격상승이 눈에 띄게 둔화되면서 인벤토리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구입을 서두르지 않고 내년 봄까지 기다려도 좋을 듯싶다. 늘 바이어들에게 당부하는 사항이지만 본인이 직접 살 집이라면 부동산 시장 사이클에 관계없이 형편에만 맞는다면 필요할 때 구입하는 것이 정답이다.

앞으로 떨어질 것 같아서 그때를 기다리고 구입을 미루는 것은 투자용 구입이 아닌 이상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많은 한인들이 서브프라임으로 주택시장이 거의 붕괴지경이 되었을 때에도 더 떨어질 것을 예상하면서 구입을 미루다가 가격이 거의 30-50%이상 오른 후에 괴로운 탄성을 내는 것을 필자는 많이 보았다. 사실 주택시장의 최고, 최저 타이밍은 아무도 모른다. 이 타이밍을 본인의 엉뚱한 판단에 의존하다가 결국은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 케이스를 많이 보았다.

(213)590-5533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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