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강산 3번 반 바뀌는 동안 집값은 3배 올라

2016-11-03 (목)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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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년간 주택시장 어떻게 변했나

▶ 35년 전 모기지 이자율 15%,현재 약 5분의 1수준인 3%대

■첫 주택구입자 비중 감소
35년 전과 비교해 가장 큰 차이점은 첫 주택구입자 비중이 크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첫 주택구입자는 주택 시장에서 주춧돌과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첫주택 구입이 원활히 이뤄져야 그 상위 가격대 주택 매매가 활발해지는 ‘선순환’ 거래가 발생한다.

NAR가 처음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던 1981년 첫 주택구입자 비율은 약44%로 비교적 안정된 비율을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조사에서 첫 주택구입자 비율은 약 32%로 1987년(약3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 기간 중 첫 주택구입자 비율은50%를 넘은 해도 있었다. 2008년 발생한 금융 위기 사태로 주택 시장이 침체일로를 겪던 2009년과 2010년생애 첫 주택구입자에게 대규모 세제 혜택이 제공되던 시기다. 당시 첫주택 구입자 비율이 일시적으로 큰폭으로 뛰어 올랐다.

2009년과 2010년 첫 주택구입자 비율은 각각 약 47%와 약 50%로 조사 이래 최고 수준으로 기록된다. 첫주택 구입자 비율이 주택 시장 지원정책으로 인위적으로 상승한 이 두해를 제외한 나머지 기간 동안 첫 주택 구입자 비율은 연평균 약 39%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첫 주택구입자 비율은 과거평균 비율을 넘지 못할 정도로 침체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NAR는 경기 대침체 이후 젊은층 구입자들이 여전히 실업과 학자금 융자 상환 등의 벽에 부딪혀 주택 구입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와 달리 결혼 전 주택 구입이크게 감소했고 결혼 연령도 높아지면서 젊은층의 주택 구입 비율과 주택소유율은 사상 최저수준이다.

연방센서스국에 따르면 18~35세의 주택소유율은 약 34.1%로 1994년 이후 가장 낮다.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가격 급등과 저가대 매물부족으로 첫 주택구입 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34세 미만 세입자의 주택 구입 열망이 높지만 실제 주택 구입으로 이뤄지기까지 상당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이전트 중요성 더욱 부각
인터넷의 등장으로 부동산 에이전트의 역할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인터넷 사용이 보편화 된 지 약 25년이 지났지만 에이전트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NAR가 최초로 인터넷 사용 비율을 조사한 1995년만 해도 인터넷으로 매물을 검색한다는 바이어 비율은 고작 2%에 불과했다. 10년 뒤인 2005년 인터넷을 통한 매물 검색자비율은 전체 바이어중 약 4분의 3으로 치솟았고 2012년 조사에서는 거의 다 라고 할 수 있는 90% 이상의 바이어들이 매물 검색에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주택시장에서 인터넷 사용이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에이전트에 대한 수요는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2015년 조사에서 90%가 넘는 바이어와 셀러가 에이전트를 통해서 주택 매매를 실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에이전트를 거치지 않고집을 직접파는 이른바 ‘FSBO’ (ForSale By Owner) 비율은 같은해 사상최저 수준인 8%로 떨어졌다.

FSBO 비율은 주택 시장이 호황이던 2003년과 2004년 약 14%까지 높아진 바 있지만 2011년 이후 9%대를 넘지 않을 정도로 관심이 줄었다.

■주택 중간크기 거의 그대로
지난 35년간 주택 가격은 약 3배나 올랐지만 가장 선호되는 주택 크기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1981년 매매된 주택의 중간 크기는 약 1,700평방피트는 지난해 집계된 중간 크기(약 2,000평방피트)보다 약 300평방피트 작았다. 주택 크기는 1985년 약1,650평방피트까지 작아졌지만 이후 ‘큰 집’ 선호 현상이 이어지면서 꾸준히 규모를 넓혔다.

그러던 중 2008년 이후 시작된 주택 시장 침체와 함께 큰 집인 이른바 ‘맥 멘션’ 시대가 저물고 주택 크기는 다시 축소되는 계기를 맞았다.

주택시장 침체와 함께 시작된 주택시장 지원 정책으로 첫주택 구입자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면서 소형 주택 매매가 활발히 이뤄진 결과다. 주택 시장 회복과 함께 큰 집에 대한 수요가다시 높아지고 있는 반면 반대로 초소형 주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주택 크기 양극화 현상이 최근 주택시장 트렌드 중 하나다.

주택시장 회복 직전인 2011년 이후 주택 중간 크기는 약 2,000평방피트를 유지하고 있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베이비 부머세대가 은퇴 후 소규모 주택으로 이사하는 경향이 뚜렷하고 젊은층 역시 직장이 있는 도심 지역 소형 주택구입이 늘고 있다”고 최근 선호되는주택 크기 현상을 설명했다.

■다운페이먼트 비율 절반 수준
지금과 비교할 때 35년전 주택 구입 여건은 그다지 녹록치 않았다. 1989년만 해도 첫주택구입자들이 적용받는 모기지 이자율은 평균 약 10.62%로 지금 수준의 2~3배를 훨씬 넘었다.

낮은 다운페이먼트 프로그램 또한 전무해 89년 첫주택 구입자들의 평균 다운페이먼트 비율은 약 10%, 재구매 바이어들은 이보다 높은 약 23%로 주택을 구입했다. 반면 주택 시장 침체 위기로 지적되는 느슨한 융자 관행으로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대폭 낮아지는 계기를 맞았다.

융자시장 규제가 가장 느슨했던 2005년과 2006년 첫주택 구입자들은 평균 약 2%의 다운페이먼트만 있어도 내집 장만에 나설 수 있었다. 재구매의 경우 역시 평균 다운페이먼트 비율은 약 13%로 89년의 절반 수준이었다. 다운페이먼트 비율은 최근까지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년 첫주택 구입자 다운페이먼트 비율은 약 6%로 소폭 올랐을 뿐 재구매자들의 다운페이먼트 비율은 약 13~14%대에 머물고 있다.

■매물 찾는데 걸리는 시간 더 늘어나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가 증가하면서 부동산 매물 검색이 그 어느때보다 수월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 매물 검색 기간은 지난 20년간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NAR가 1987년부터 2007년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주택 구입자들은 주택을 구매하기 전까지 평균 약 7~8주간 마음에 드는 매물을 찾는데 시간을 투자했다.

이후 매물 검색 기간은 2008년 약 10주, 2013년 약 12주, 지난 2년간은 약 10주로 더 늘었다. 최근 매물 검색 기간이 늘고 있는 이유는 매물 부족에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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