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2016-11-03 (목) 09:33:18
Phillip Terman , 임혜신 옮김
때로 우리는 뉴스를 끄고
새소리나 트럭이 지나가는 소리
혹은 이웃의 목소리를 들어야해.
책을 덮고 모든 창문을 열어야해
내면에 소용돌이를 치는 것들을 내보내고
창가에 와서 푸드덕거리는 것들을 모두
안으로 불러들일 수 있도록
때로는 전화기를 끄고 베란다에 나가 온종일
태양이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해
당신의 앞에 펼쳐진 하루
자갈들 위로 흐르는 기찻길
때로는 저녁 안개 속나무 층계를 걸어 강가로 가야해
거기 핑크빛 장미가 꽃잎을 접는,
풀밭의 언덕에 앉아
두 마리 거위를 기다려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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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지구가 아프다. 환경은 파괴되어가고 휴머니즘은 사라져가고 있다. 뉴스는 다투어 가장 더러운 곳들을 가장 자극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온 세상이 피곤하다. 때로 뉴스를 멀리하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우리의 영혼에 휴식과 명상이 필요하다. 잠시, 뉴스를 끄고, 주변의 순한 정경을 향해 문을 열자. 그 어느 곳으로도 갈 수 없다면, 가만 눈을 감자. 그리고 상상하자, 저녁 햇살에 젖어오는 강가, 핑크빛 들장미가 잠들고 깨어나는 풀숲 같은 것을. 그리고 기억하자. 지구상엔 여전히 평화와 사랑을 꿈꾸고 실천하고자 하는 이들이 아주 아주 많다는 것을.
<Phillip Terman , 임혜신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