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간의 속도

2016-10-29 (토) 12:00:00 케이 하 / 헤드헌터
크게 작게
시간은 나이대로 속도가 붙는다. 20대는 시속 20마일, 40대는 시속40마일, 60대는 시속 60마일, 그리고 80대는 시속 80마일로 지나는 듯하다. 50대로 들어서니 슬슬 속도가 붙는 세월의 흐름에 조급함이 몰려든다.

내가 고등학생일 때 엄마는 40대였다. 그때는 엄마가 완전 아줌마처럼 보였는데, 나는 지금 아줌마이길 거부하고 마치 20대인 양 착각하며 살고 있다. 노래와 댄스도 배우고 싶고, 프로그래밍을 배워 엔지니어가 되고 싶고, 박사학위도 받고 싶을 정도로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다. 나이 때문에 못한다며 내려놓기에는 앞으로 남은 세월이 길 것 같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 너무도 젊은데, 친구들을 만나면 왜 이리 다들 나이가 들어 보이지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내 친구가 곧 진정한 나의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인 것 같다. 친구들을 보면서 나를 인정하게 된다. 우리 엄마를 보면 항상 젊은 것 같은데, 엄마 친구 분들을 보면 나이가 많이 들어 보인다.


훌쩍 흘러간 것 같은 과거, 오지 않아서 아직은 알 수 없는 미래, 그 가운데서 우리 모두는 현재라는 선물을 받았다. 현재에는 나이가 없어서 참 좋다. 다 같은 시간에 살고 있는 우리가 어느 속도로 엑셀레이터를 밟느냐에 따라 각자 인생이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그 속도는 바로 지금 바로 내 발이 결정한다.

나는 시속 20마일으로 가면 너무 느릴 것 같아 스쿨존 속도인 시속 25마일 정도로 가기를 갈망해 본다. 젊었을 때처럼 욕망에 가득 찬 시속 80마일 속도가 아니라, 세상의 인정을 받겠다고 자신을 휘몰아치는 성급한 속도가 아니라, 삶의 여유와 안정을 느끼면서 꿈과 도전을 잃지 않는 속도로 가고 싶다.

<케이 하 / 헤드헌터>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