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포함 연구팀 ‘마리화나 흡수 원리’ 첫 규명

2016-10-29 (토) 12:00:00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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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C 연구소 한계원 박사

▶ 인체에 미치는 영향 더 잘 이해하게 돼, 통증완화 등 새 치료제 개발도 앞당겨

한인 포함 연구팀 ‘마리화나 흡수 원리’ 첫 규명
마리화나 합법화에 대한 찬반론이 거센 가운데 LA의 한인 여성 과학자가 포함된 국제 연구팀이 마리화나가 인체에 흡수되는 원리를 최초로 규명, 화제가 되고 있다.

USC 화학과 브릿지 연구소의 수석연구원 한계원 박사(56·사진)가 속한 국제 연구팀은 지난 20일 저명학술지 ‘셀’(Cell)을 통해 인체에 흡수되는 마리화나 수용체(CB1)의 3차원 구조를 원자 단계로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CB1은 중추 신경계에 발현하는 막단백질 분자로 마리화나의 구성 성분 중 정신에 작용하는 주요 물질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에 의해 활성화된다. 이로 인해 크리스탈(결정)화 과정이 일어나 도취감 등의 영향을 받는다.


한계원 박사는 2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CB1의 복잡한 구조가 밝혀지면 마리화나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더 잘 이해하게 되어 통증 완화 등 여러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약 개발이 빨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 박사에 따르면 카나비노이드 리셉터는 막단백질의 일종이며 현재 처방약의 30~40%를 차지하고 있는 G단백질 연결수용체(GPCR)에 속한다. GPCR은 세포막 단백질로서 신경 전달물질이 세포막의 GPCR에 결합하여 활성화되면 세포 속의 G단백질을 활성화시키고 G단백질은 GDP방출을 초래해 그 후 특별한 세포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한 박사는 “레이 스티븐스 연구소장이 이끄는 USC 브릿지 연구소를 비롯해 스크립스 연구소, 노스이스턴 대학, 중국 상하이 기술대학으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의 수년간에 걸친 공동 연구로 이루어진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로 마리화나 수용체의 3차원 구조가 원자 단계로 결합 과정을 보일 경우 마리화나의 통증 완화 혜택만 두고 환각 등의 결점은 없도록 하는 신약 개발이 가능해진다.

한 박사는 “마리화나가 문제시 되고 있는 현 사회에서 마리화나가 어떻게 인체에 작용하는가를 이해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인데 이 구조를 통해서 THC의 인체 내 작용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더 나아가 극심한 진통, 소염 등에 좀더 안전한 신약 개발의 막이 열린 것”이라고 밝혔다.

한계원 박사는 이화여대 화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피츠버그 대학에서 결정학(Crystallography)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UCLA-DOE 게놈·프로테오믹스 연구소, 서울대 화학과 수석연구원, UCLA 구조생물학 교수를 거쳐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샌디에고 스크립스 연구소 연구원을 역임했고 지난해부터 USC 브릿지 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재미한인여성과학자협회(KWiSE)의 초대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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