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버지가 일군 배 과수원 이어가야죠”

2016-10-26 (수) 10:31:11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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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랜 ‘천스농장’앤소니 천 대표

▶ 가을 배 절반 산불서 구해내, 주말 농장체험 ‘팜 데이’ 열어

“아버지가 일군 배 과수원 이어가야죠”

필랜‘천스농장’의 앤소니 천 대표가 오는 29일부터 2주간 주말마다 열리는 과일농장 체험행사를 설명하고 있다

“갓 수확한 배도 맛보고 과일농장 체험도 하는 ‘팜데이’(Farm Day)입니다”

샌버나디노 산불피해 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필랜 ‘천스농장’의 앤소니 천 대표가 배 수확기를 맞아 농장의 문을 활짝 연다.

천스농장은 지난 8월18일 발생했던 산불로 주택과 게스트하우스가 전소 피해를 입었다. 10에이커에 달하는 천스농장에서 그래도 살아 남은 배나무들이 고 천종철씨의 유지를 받들어 과수원을 지키려는 천스농장 가족들의 지극정성으로 과실을 맺었다.


앤소니 천 대표는 “다행히 농장에서 자라고 있는 배나무 700~800그루들 중 절반 이상을 살려내어 올 가을 배 수확이 가능해졌다”며 “대추와 자두 수확기는 놓쳤지만 배 농장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게 되어 이번 주말과 다음 주말 과일농장체험 ‘팜데이’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천스농장은 지난 1996년 앤소니 천 대표의 아버지가 아내 천부자씨, 가족들과 함께 운영해온 과수원이다. 천 대표는 어머니, 여동생 가족과 함께 지난 두 달 동안 산불로 농장 내 주택이 전소되어 전기도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RV를 하나 마련해 복구작업에 힘을 쏟았다.

천 대표는 “시커먼 잿더미로 변한 이 곳을 보면서 농장을 포기해야 하나 망연자실하기도 했지만 20년 동안 일구어온 아버지의 흔적이 아예 없어져 버린다는 생각에 힘을 내어 과수원 사업을 이어가기로 굳게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이어 천 대표는 “흙과 나무를 만지며 즐거워하고 늦은 밤에도 마당에서 뛰어놀던 추억을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어 지난해 지인들을 대상으로 주말농장 과수원 체험을 해봤는데 큰 호응을 얻었다”며 “시설은 부족하지만 애써 살려낸 배 농장을 개방해 아이들에게는 자연과 친해지는 계기를, 어른들에게는 맛있는 배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팜데이’ 행사는 오는 29일과 30일 오전 10시와 11시, 오후 1시, 2시, 3시 과일농장 투어와 배 따기 체험과 구입이 진행되며 다음 달 5일과 6일에도 같은 행사가 이어진다.

단체예약이 가능하며 점심식사로 김밥 등을 지참해도 좋다. 천스농장에서는 핫도그를 판매할 예정이다.

필랜의 ‘천스농장’ 주소는 5375 Highway 138 Philan, CA 92371
문의 (213)505-1099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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