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건물주를 점검하는 요령, 세입자라고 못할 것 없다

2016-10-20 (목)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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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주 세입자 점검하듯 세입자도 건물주 알아야

세입자를 점검하지 않고 집을 임대하는 건물주는 없다. 소유 자산, 소득 수준, 근무지,은행 잔고, 직전 거주지, 크레딧 기록, 과거 퇴거 기록, 심지어 범죄 기록까지 세입자의모든 기록이 낱낱이 파헤쳐진다. 건물주의 임대자격 심사를 거치는 동안 세입자는 마치 발가벗겨지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렇다면 세입자는 건물주의 자격을 점검할 권리는 없는 걸까? 물론 있다. 권리인 동시에 안전한 임대계약을 위한 세입자의 의무라고도 할 수 있다. 건물주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임대계약서에 서명하는 세입자는 임대 권리를 보호받을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세입자가 건물주를 점검하는 요령을 온라인 부동산업체 ‘트룰리아 닷컴’이 소개했다.

■ 공공기록 점검
건물주에 대한 공공 기록을 확인하는 절차만으로도 건물주가 어떤사람인지 알 수 있다.

건물주가 개인이 아닌 회사 명의일경우도 해당 회사의 공공 기록을 점검할 수 있다. 건물주의 기록에 파산신청 기록, 범죄 기록, 기타 소송 기록등이 있다면 일종의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공공 기록은 건물주뿐만 아니라 해당 주택과 관련된 기록도 확인해야 한다.


임대하려는 주택을 대상으로 설정된 유치권, 차압 기록 절차, 기타 법정 소송건 등의 기록이 확인 대상이다.

주택의 재산세 기록을 살펴보면 해당주택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는데도움이 된다. 주택 매입 시기와 매매가, 구입자 명의 등이 확인 가능하다.

구입자 명의와 임대 계약서상의 건물주 명의가 일치하는 지도 반드시 확인할 사항이다.

만약 건물주가 부동산 관리 업체를 통해서 임대 절차를 진행할 경우해당 관리 업체에 대한 기록까지 알아봐야 한다. 업체가 재정적으로 건전한 상태인지 파산을 진행중인지등을 확인해야 순조로운 임대 계약이 가능하다.

■ 불만신고 확인
건물주를 상대로 접수됐거나 인터넷상에 올라온 과거 세입자들의 불만 기록을 찾아본다. 아파트와 같은경우 아파트 이름을 인터넷상에 검색하면 세입자들이 올린 평가와 불만내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비슷한 내용의 불만 신고가 여러명의 세입자들에 의해 올라와 있다면 아파트 관리 상태가 부실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부동산 관리 업체가 건물주를 대행하는 경우 불공정거래감시기구인 ‘BBB’ (Better BusinessBureau)나 지역 상공회의소 등의 기관을 통해 업체를 상대로 접수된 불만 사항을 알아볼 수 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도 해당 아파트나 관리 업체의 평판을 문의하는방법도 있다.


개인 건물주의 평판을 확인하려면 세입자 정보 교환 인터넷 사이트등에서 건물주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레이트 마이 랜드로드’ (RateMy-Landlord.com)나 ‘리뷰 마이 랜드로드’ (ReviewMyLandlord.com) 등이 건물주 정보 교환을 위해 널리 사용되는 웹사이트이다.

■ 기존 세입자나 이웃에 문의
아파트처럼 한 건물에 여러 임대유닛이 있는 경우는 이웃 세입자에게 물어보고 단독 주택이라면 이웃 주민에게 건물주에 대해 물어본다. 이웃 세입자에게는 건물주가 최근에 임대료 인상을 실시했는지, 인상했다면 얼마나 자주 실시했는지 등을 물어볼 수 있다.

또 건물주가 세입자의 수리 요청에잘 대응하는지, 통보도 없이 불쑥 방문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함께 알아보면 좋다.

이웃과 대화가 불가능할 때는 최근 유행처럼 생겨나는 인터넷 반상회 사이트를 훑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동네별로 개설된 인터넷 반상회 사이트를 통해 동네에서 최근 발생하는 일들과 함께 해당 건물과 관련된 생생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

■ 건물 관리 상태도 건물주 대변
주택 관리 상태나 내부 시설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으로도 건물주가 어떤 성향인지 가늠할 수 있다. 실내 각종 가구나 설비들이 지저분하고 잘 관리되어 있지 않다면 6개월 후 관리상태가 어떨지 상상이 가능하다.

아파트와 같은 경우 공동으로 사용하는 쓰레기통 주위를 반드시 눈여겨봐야 한다. 쓰레기가 수북해 넘치기 직전일 정도로 관리 상태가 엉망이라면 쥐 등 기타 해충의 위험 가능성이 높아 쾌적한 주거 환경을 기대하기 힘들다.

안전과 관련된 설비도 확인 대상이다. 금이 갔거나 파손된 상태로 방치된 유리창은 없는지 복도에 소화기시설이 잘 비치되어 있는 지 계단 손잡이 흔들리지 않게 잘 고정되어 있는 지 등 안전 관련 시설 관리 상태에 따라서 건물주의 안전 의식이 진단된다.

■ 건물주‘ 면접’
세입자의 임대 신청 서류를 모두 검토한 뒤 최종 승인을 앞두고 건물주가 세입자와 일종의 면접을 실시하기도 한다.

직접 만나서 인사를 나누며 세입자의 성향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세입자 역시 이 자리를 적극 활용해 건물주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 건물주와 만난 자리에서 임대료 인상 계획이나 수리 요청 절차 등 임대 기간동안 발생할 수 있는 궁금증 등을 미리 물어보면 좋다.

■ 건물관리국에 연락
아무리 자세히 살펴봐도 세입자의 눈에 들어오지 않는 문제점들도 있다. 수도관 노후 정도, 전기 배선 상태, 곰팡이 발생 여부, 기타 해충 관련 피해 여부 등은 전문가가 아니면 파악하기 힘들다.

주택 매매의 경우 홈 인스펙션 절차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지만 주택 임대시에는 매우 드문 경우다. 그러나 관할 시의 건물 관리국에 연락해 과거 또는 현재 진행중인 적발 사항이 있는 지를 열람할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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