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업체 식약처 허가받아 수출 개시…세계 두번째 WHO 평가ㆍ등재 신청
신속 진단키트 개발한 에스디바이오센서 조영식 회장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19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소재 에스디바이오센서에서 조영식 회장이 신속 진단키트를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2016.10.19
국내 진단기기 제조업체가 혈액 한 방울로 15분 안에 '지카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신속 진단키트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경기 수원에 소재한 에스디바이오센서(주)는 지카 바이러스 신속 진단키트(STANDARD Q Zika IgM/IgG Test) 개발을 마치고 수출을 개시했다고 19일(이하 한국시간) 밝혔다.
신속 진단키트를 사용하면, 혈액 한 방울만으로 15분 안에 지카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판정할 수 있다.
지카 바이러스 양성 검체를 활용한 시험에서는 97.4%의 정확도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속 진단키트의 가장 큰 장점은 지카 바이러스 감염 시점에 관계없이 수일, 수개월 후에도 감염 여부를 가려낼 수 있는 것이라고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설명했다.
현재까지 WHO가 권장하고 있는 지카 표준진단법(PCR법)은 감염 초기인 14일 이내의 환자에 대해서만 감염 여부를 판정할 수 있다.
문제는 모기로 인해 감염되는 대표적 질환인 뎅기열과 달리 지카 바이러스의 경우 초기 증상이 심각하지 않다는 점이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병원에 늦게 방문할수록 음성 판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신속 진단키트는 이런 단점을 극복한 진단시약으로, 지카 바이러스 주요 발생국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수출허가를 받아 최근 과테말라, 에콰도르, 니카라과, 아이티에 1만7천 명분을 수출하고, 브라질 진단 시약업체 Eco사를 통해 1만 명분을 수출키로 계약했다.
브라질을 제외한 수출국은 중남미 저개발국가로, 우리나라의 의료기기 수출허가만으로도 신속 진단키트를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WHO의 '긴급사용을 위한 평가 및 등재(EUAL)'에 이 키트의 평가를 신청, 다음 달 제네바에서 WHO 연구진과 회의를 하기로 했다.
평가 신청을 한 업체는 미국의 Chembio사 한 곳뿐으로, 에스디바이오센서의 평가 신청은 세계에서 두 번째다.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회장은 "신속 진단키트는 지카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항원과 항체 2천여 개를 개발, 효율이 높은 것을 선별해 만들었다"며 "지카 바이러스가 발생하는 현장에서 이 키트를 활용하면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을 내려 후속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2000년 초부터 SARS, 조류인플루엔자, 신종플루 진단시약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데에 이어 지난해에는 에볼라 신속 진단키트로 WHO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