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부 검사로서 음주운전부터 가정폭력, 성폭행, 살인까지 사회의 온갖 어두운 면을 접하며살죠. 세상을 이해하는 데 제가 한국계라는 점이 큰 도움이 됩니다. 아무래도 캐나다인보다 민감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거든요.”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6년 차검사인 이진아(31·사진)씨가 걸어온 길을 보면 한인 2세 중에서도 엘리트 코스를 밟고 성공적으로 주류사회로 진출한 사례로 꼽힌다. 그는 캐나다 명문대 중 하나인 맥마스터대 생화학과를 우등으로 졸업하고, 전혀 새로운 분야인 로스쿨로 다시 뛰어들어 2011년 검사실로 입성했다.
그렇게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에게 한인 2세라는 배경은 ‘숙제’가 되기도 했고 ‘선물’이 되기도 했다. 캐나다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씨는 이민 1세대인 조부모, 1.5세대인 부모와 함께 3대가 어울려 사는 전형적인 한국 가정에서 컸다.
사춘기 시절엔 “어디에도 속하지 못 한채 살 아야 하는” 기분을 떨치지 못했다. 이러한 고민은 2003년 대학에 가면서부터 자연스럽게 풀렸다고한다.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나고 새로운 상황과 부딪히게 되면서 성숙함을 배우게 됐다”는게 이씨의 설명이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진로를 로스쿨로 바꿨다. “법을 공부하면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였다.
2009∼2011년 토론토의 오스굿홀 로스쿨에 다니면서도 아동성착취 반대단체 ‘ECPAT’ 등에서 법률 인턴을 했다.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가 아닌 검사를 택한 이유는 진실을 찾는 직업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어서라고.
이씨는 특히 “우리 사회의 가장 어두운 곳에서 가해자, 피해자, 증인 등 여러 사람을 접해야하는데, 검사로서 이민가정 출신이라는 점이 큰 도움이 된다”고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