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차 대선토론을 보고

2016-10-14 (금) 09: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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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웅기 / 사설우체국 운영

이번 대선 2차 토론을 보면서 큰 실망을 느꼈다.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산재돼 있는 정책과 해법을 둘러싼 정쟁이 아니라 음담패설이나 성 추문을 놓고 누가 더 나쁜지를 다투는 데 혈안이 돼 있었다. 소위 세계를 책임져야 할 미국의 대통령후보 토론이 이런 수준이라는 게 심히 안타깝다.

사람들은 처음엔 “어떻게 이럴 수가!“ 하다가 이젠 만성이 된지 오래다. 사퇴압박까지 받은 트럼프는 토론의 승리자인양 떠들고 있고, 어제까지만 해도 슬쩍 빠지려고 했던 부통령후보 펜스도 오늘은 우리 당의 후보라며 치켜세운다. 인종차별도, 여성비하도, 극한 갈등을 유발하는 무슬림 적대도, 흑인에 대한 모욕적 발언도 그때그때 말만 바꾸면 되고 잽싸게 주제를 바꿔 덮어씌우면 그만이다. 극과 극으로 치달을 수 있는 돌출적 인격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클린턴이 다 잘했다는 건 아니다. 정치를 하다보면 100%란 없다. 힐러리에게는 남편의 과거 문제가 있다. 하지만 성추문은 전 대통령인 남편 클린턴의 지나간 문제이지 힐러리 자신이 당사자는 아니다. 이메일 스캔들도 자신의 말대로 실수였지 법률상 책임을 물을 사안은 아니다.

미국 대통령에게는 중동문제와 시리아사태, 그리고 북핵문제 등 곳곳의 현안들을 해결할 수 있는 최소의 자질은 요구된다. 무수한 해결책 가운데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게 대통령의 직무다. 주류에 대한 반감과 분노, 불신이 트럼프를 대통령후보로 만들었지만 그동안의 경험과 실적에 비춰볼 때 행정수반으로서 무리가 없는 후보는 힐러리이다. 유권자들의 냉정한 판단이 무엇보다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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