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 우체국에서’
2016-10-13 (목) 09:11:26
▶ Linda Hasselstorm (1943-)
▶ 임혜신 옮김
늘 말했듯이,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야
난 농가의 무남독녀로 태어났거든
그래서 트랙터를 몰았고, 말 타는 것도 배웠지.
트럭이 고장이 나서 멈추면 시내에 가서
부품을 샀어. 계산대의 남자가
카부래이터는 재조립 할 수 없다고 했지만
나는 고쳤지; 어디 있는 어느 카부래이터든지 말야.
그것은 필요였어. 페미니즘이 아니었어.
남편이 내게 아이들과 빚만 남기고 떠난 뒤엔
장부정리를 배웠어.
일군들이 오지 않을 때는
눈을 치웠고 건초더미를 옮겼지.
수의사가 바빠서 오지 못했을 때
송아지를 어떻게 꺼내는 지를 배웠고. 생각했던 대로
소는 거의 혼자 힘으로 새끼를 낳더군; 만년동안 그들이
그렇게 해온 것처럼. 소도 페미니스트일까?
남자들을 싫어하는 게 아냐; 그들을 사랑해-사랑할 수 있을 때 말야.
하지만 그들의 도움 같은 것은 생각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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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는 이 여인이야말로 진정한 페미니스트이다. 그녀는 우체국에서 슬픈 연서라도 쓰고 있는 클라라에게 남자들에게 의지해 살지 말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 진정한 페미니스트가 원하는 것이 페미니스트라는 말조차 없는 세상이라면 이 여인은 홀로 거기 이르러 있다. 남자 여자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주어진 생을 최선으로 살아온 그녀는 흔들리는 클라라에게 홀로 서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이 깊고 아름다운 충고를 클라라는 알아들었을까. 임혜신<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