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객 먼저, 에이전트는 뒤에

2016-10-06 (목)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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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전트 안전 쇼윙 요령

▶ 고객과 첫 만남은 공공장소에서 해야, 동료 에이전트와 함께 집 보여주기

지난달은 ‘부동산 에이전트 안전의 달‘이었다. 2년 전 한 여성 에이전트를 대상으로 발생한 납치·살인 사건을 되새기고 에이전트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제정된 달이다. 약 2년 전 낯선 고객의 전화를 받고 집을 보여주러 간 백인 여성 에이전트가 실종된 지 수일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후 체포된 범인은 남성으로 현재 종신형을 선고 받고 복역중이다. 에이전트를 대상 범죄 중 가장 흔한 범죄는 집을 보여주는 행위는 ‘쇼윙’과 관련된 범죄다. 부동산 전문 매체 ‘뉴스 인맨 뉴스’가 에이전트를 위해 안전한 쇼윙 요령을 소개했다.

■ 주변 ‘앱’에 알린다
처음 접하는 고객에게 집을 보여주러 가기 전 주변 사람들에게 행선지를 알려야 하는 것은 쇼윙 안전수칙 1호다. 동료 에이전트, 가족, 친구들에게 보여줄 집의 주소와 약속 시간 등을 미리 알려두면 범죄 발생시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주변인은 물론 각종 스마트 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안전한 쇼윙 요령까지 등장했다.

집을 보여주는 동안 안부 전화를 걸어줄 사람이 마땅치 않을 때 애플리케이션이 그 역할을 대신 해준다. ‘스테이 세이프’(Stay Safe), ‘비세이프’(bSafe) 등의 앱은 사전에 정해 놓은 시간에 가짜 전화를 걸어줘 범죄 피해로부터 보호해 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예를 들어 집을 보여주는 동안 가짜 전화를 받으면서 상대방과 통화하는 척하며 에이전트의 위치 등을 알려주면 범죄 심리를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 효과가 있다.

‘버글’(Bugle)과 같은 앱은 위치를 통보해 주는 여느 앱과 비슷하지만 통보 방식은 반대다.

일반적인 위치 통보 앱이 상대방이 일정 장소에 도착한 뒤 통보를 하는 것과 달리 버글은 정해진 장소에 도착하지 않으면 통보가 발송된다.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 등을 통해 주변인들에게 에이전트의 위치와 안전을 확인하라는 경고 내용의 메시지가 전달된다.

■ 첫 만남은 공공장소에서
처음 보는 고객과의 첫 만남은 공공장소에서 해야 한다는 것 역시 에이전트 안전 수칙에 포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낯선 고객을 보여주기로 한 집에서 처음 만나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전화, 이메일,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갑자기 연락해 온 고객이 지금 아니면 집을 볼 시간이 없다고 다그치면 안전 수칙은 온데간데 없이 잊혀지기 쉽다. 고객이냐 아니면 안전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다.

낯선 고객을 처음 만날 때는 부동산 사무실이나 보여주기로 한 집 근처 커피샵 등 공공장소에서 만나는 것이 안전하다. 공공장소에서 만나게 되면 고객의 신분이 노출되기 때문에 범죄 피해로부터 예방되는 효과가 있다.

감시 카메라 등이 설치된 장소에서 만나면 고객의 신분이 카메라 촬영 기록에 남기 때문에 범죄자일 경우 신분 파악이 가능하다. 보여주기로 한 집 주변 지리를 미리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집이 외진 장소에 위치하고 있는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탈출 경로가 원활한지 등을 사전에 파악해야 한다.


■ 소셜 미디어로 고객 신분 파악
개인의 사생활 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지만 실제로 사생활 보호는 힘든 시대에 살고 있다. 인터넷 개인 홈페이지, 페이스북, 트위터 등 각종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사생활을 고스란히 노출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낯선 고객에게 집을 보여주기 전 소셜 미디어의 힘을 잠시 빌린다. 만나기로 한 고객의 신분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최대한 파악한 뒤 만남을 갖도록 한다.

고객이 소셜 미디어에 올린 내용과 이에 대한 댓글 등을 통해 범죄 가능성이 있는지 파악한다. 고객의 신원이나 성향을 미리 이해하면 실제 거래가 시작된 뒤에도 원활한 관계를 맺는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 만난 자리에서 고객에게 명함을 자연스럽게 요청하는 것도 신원을 파악하는데 좋은 방법이다. 일부 에이전트는 서명록 등을 준비해 고객에게 신분증을 요청하는 방법으로 신원을 기재하기도 한다.

■ 짝지어 집 보여주기
혼자 집을 보여주는 것 보다 가급적이면 동료 에이전트와 함께 보여주는 것도 안전한 방법이다. 고객을 처음 만나는 경우, 여성 에이전트가 집을 보여주는 경우, 특히 빈 집을 보여줄 때 동료와 함께 가면 범죄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함께 갈 동료 에이전트를 찾기 힘들다면 남편 등 성인 가족, 친구 등에게 부탁해 적어도 첫 쇼윙 만큼은 함께 가도록 요청한다.

함께 갈 대상을 찾지 못했다면 주변인들에게 쇼윙 일정, 정확한 주소를 포함한 행선지, 만나기로 한 고객의 신원 등을 미리 알린다.

쇼윙이 끝나고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대를 알려 두도록 해야 피해 발생시 재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고객과 만난 뒤에는 가능한 빨리 고객의 인상착의나 타고 온 차량 등을 파악해 주변인들에게 수시로 전달하는 것도 안전에 도움이 된다.

■ 고객 먼저, 에이전트는 나중에
집을 보여주는 동안에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낯선 고객에게 집을 보여줄 때는 앞에 서는 것보다 뒤편에서서 설명하는 것이 범죄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안전 수칙이다.

고객의 뒤에 위치하면 고객의 행동을 파악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집을 보러 온 목적과 다른 행동을 하는 지를 파악해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려면 앞쪽보다는 뒤쪽이 유리하다.

집안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파악해야 할 것은 집안 구조다. 만약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와 출구의 위치를 사전에 파악해둬야 한다. 사전에 외부로 통하는 출입문을 열어두고 지하실 등의 장소는 고객만 내려가도록 유도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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