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의 가치를 결정하는 요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건물 크기, 땅 면적, 입지 조건, 업그레이드 정도, 학군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밖에도 주택 가치를 결정하는 요인은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요인에 의해 주택 가치에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많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트룰리아 닷컴’이 잘 알려지지 않은 주택 가치 결정 요인들을 소개했다.

■ 도로명 주소
주택만이 가진 고유의 도로명에 의해서도 주택 가치가 결정된다. 트룰리아 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뉴욕, 애틀란타, 덴버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도시 거주자들이 주소의 번호보다 도로명을 더 선호했다. 주소에 사용된 도로명이 마음에 들 경우 주택 구입 결정을 내린다는 조사로 볼 수 있다. 뉴욕과 애틀란타에서는 도로명과 주소번호간 선호도에 큰 차이가 없었고, 덴버 거주자들은 번호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로명은 물론 도로를 형태에 따라 구분하는 명칭에 따라서도 주택가치 간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과 달리 미국의 도로명은 도로 형태에 따라 스트릿, 블러버드, 애비뉴, 플레이스 등 여러 명칭으로 구분되고 있다.

트룰리아 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이중 블러버드 명칭을 지닌 주택의 가치가 가장 높았고 스트릿 도로명 주택의 가치는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주소 번호
주소 번호를 사용한 재미난 놀이가 있다. 일명 ‘주소 번호 점’인데 주소 번호를 조합해 해당 주택의 행운을 알아보는 놀이다. 예를 들어 어떤주택의 주소가 1219 메인 스트릿이라면 주소 번호에 해당되는 1, 2, 1, 9를 모두 더한다. 더한 숫자인 13에서 1과 3을 다시 더하면 4가 나오는데 숫자점에서 4는 투자운과 안전운을 의미하는 반면 모험운과 흥미운은 없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물론 신빙성은 전혀 없고 단지 재미로 하는 놀이지만 주소 번호에 따라서도 주택의 가치가 결정된다. 불운의 숫자로 알려진 13이 주소 번호로 사용된 주택의 경우 기타 번호 주소지의 주택보다 주택 가치가 낮게 평가될 수 있다. 반대로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숫자가 주소에 사용된 주택은 프리미엄이 붙기도 한다.

최근 중국인들의 주택 구입이 급증하면서 주소 번호에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8이 사용된 주택의 거래도 함께 늘고 있다. 뉴욕 브룩클린 지역에서 활동 중인 한 에이전트는 한 지역에서 18건의 매물을 거래했는데이중 절반이 넘는 매물의 리스팅 가격에 숫자 8이 한번 이상 사용됐다고한다. 아니나 다를까 이 지역은 중국인 등 아시안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이었다.

■ 이웃
옆집에 어떤 이웃이 사느냐에 따라서 생활환경에 영향을 받고 주택 가치도 결정된다.

시끄럽고 소란스러운 이웃이 살면 집값이 떨어지는 것을 감수해야 하지만 집 안팎을 잘 관리하는 이웃이 있으면 동네 주택 가격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 같은 현상은 옆집과의 거리에 정비례한다. 담을 두고 제법 떨어진거리가 유지되는 단독 주택보다 벽이나 지붕을 사이에 둔 형태의 콘도미니엄과 타운하우스의 경우 이웃에 따라서 주택 가치가 크게 결정된다.

트룰리아 닷컴에 따르면 한 주택 소유주는 이웃의 독특한 취향 때문에 집을 파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한다. 옆집 이웃이 마이클 잭슨의 광팬인 것 까지는 좋았는데 앞마당에 대형 마이클 잭슨 추모비를 건립해 옆에 나온 집을 보러 온 바이어들의 입을 쩍 벌어지게 했다.

■ 나무 종류
조경 시설이 주택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특히 앞마당 조경이 잘 가꿔져 있을 때 이른바 주택의 첫인상인 ‘커브 어필’이 살아나집을 파는데도 도움이 된다.

조경 시설과 함께 어떤 종류의 나무를 심느냐에 따라서도 주택 가치가 결정된다. 비영리 단체 ‘케이시 트리스’ (Casey Trees)가 개발한 ‘웹사이트’ (www.treebenefits.com/calculator)를 방문하면 나무가 제공하는 혜택을 금액으로 확인할 수 있다.

우편번호별로 나무 종류과 크기에따라 주택 가치는 물론 전기요금, 공기 정화도, 이산화탄소 감소량 등의 혜택이 금액으로 환산된 정보가 제공된다.

■ 특정 상점
특정 상점 인근 주택의 가치가 다른 주택에 비해 오르는 경향이 있다.

모든 상점이 다 주택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고 커피샵프랜차이즈 스타벅스, 유기농 수퍼마켓 홀푸즈와 트레이더 조스 등의 상점이 주택 가치를 높여주는 고마운 존재들이다.

트레이더 조스 인근(반경 약 1마일이내)에 주택을 구입한 경우 구입 뒤주택 가치가 약 40%나 올랐고 홀푸즈와 스타벅스 인근 주택도 두자릿수비율의 상승을 나타냈다는 조사가 있다.

■ 주택 내 사망
주택 내 사망이 발생한 경우 사망형태를 떠나 주택 가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주 등 일부 주에서는 일정 기간 내에 발생한 사망 기록을 바이어에게 공개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

주택의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사망 사실이 공개되는 순간 바이어의 구매욕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사망 기록이 있는 집을 팔기 위해서는 시세보다 낮게 팔거나 그렇지 않으면 주택 처분에 애를 먹기 쉽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