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기대일까?
2016-10-01 (토) 12:00:00
제니퍼 유 / 샌프란시스코
부모님과 왕래가 끊어진 친구가 있다. 부모님이 결혼식에 불참하자 남편 보기 너무 미안해서 아예 소식을 끊었다고 한다. 부모님의 기대대로 좋은 대학과 직장을 다녔지만 배우자감으로 인해 말다툼이 잦아지면서 부모님과 사이가 멀어졌단다.
살다보면 기대로 인해 실망하는 경우들이 많다. 부모는 기대하는 대로 자녀가 성장하길 원하고 자녀는 부모가 항상 믿고 의지할 만하기를 기대한다. 부부는 서로 배우자에게 배우고 존경받으면서 살기를 바란다. 또한 친구에게는 어려움을 한껏 털어 놓아도 언제나 자신을 이해해 주며 너그럽게 봐 주길 기대한다.
이런 기대가 불행을 가져오는 경우 또한 허다하다. ‘기대’를 마땅한 의무처럼 느끼기 때문이다. 자기 스스로에게는 하기 힘든 기대를 남에게 무거운 짐으로 지운다. 그 기대가 어긋날 경우엔 실망에 휩싸인다. 또한 원치 않았던 기대를 받은 사람은 그 기대를 채우지 못할 경우 자신감을 상실하고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고통을 겪기도 한다.
어느 누구도 기대할 권리도, 기대를 가질 권리도 없다. 큰아이가 어릴 적이었다. 변호사가 돼서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라고 했더니 아이는 “엄마, 변호사는 엄마가 하고 싶으면 하세요. 저는 다른 직업을 택해서 저 나름대로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줄게요”라고 답했다.
처음에는 황당해서 한동안 아이의 답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다. 결국에는 아이 말이 맞다고 인정했다. 아이가 변호사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나의 기대지 아이의 기대는 아닌 것이다. 그리고 아이의 미래는 아이의 것이지 나의 미래는 아닌 것이다.
내 기대가 아이를 불행하게 한다면 차라리 품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기대로 인해 소중한 가족관계가 깨진다면 과연 누구를 위한 기대인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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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유 / 샌프란시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