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도의 건물벽체에 균열이 생겼다. 기와가 떨어지고 담벼락이 무너졌다. 문화재가 적지 않은 손실을 본 것이다.
피해는 이로 그친 것이 아니다. 추석 직전 경주시를 급습한 5.8도의 지진. 이후 두 주에 걸친 4백 여 차례의 여진과 함께 지역경제는 초토화됐다. 관광객의 발이 뚝 끊긴 것이다.
정부는 또 다시 동네북이 됐다. 진원지인 경주 일대는 물론이고 근접해 있는 부산과 울산 심지어 성남시 등 수도권 일대에서도 진동이 감지돼 많은 국민들이 공포감에 휩싸였다.
그런데 긴급재난문자조차 제 때 발송되지 않는 등 비상상황 대처에 허점을 보이자 비난은 온통 정부당국에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너나 할 것 없다. 한국은 ‘지진 청정지역’이란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은. 그런 마당에 제법 규모가 큰 진도 5.8도의 지진이 발생했으니 우왕좌왕도 무리는 아니다.
경주 지진은 그렇다고 치고 한국에서도 빅 원(The Big One)의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지진도 걱정스럽지만 더 걱정스러운 것은 백두산의 폭발이다.” 한 지질학자의 말이다.
사실 백두산 폭발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일본의 화산전문가들은 지난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지각 판 운동의 영향으로 백두산 분출 확률이 2019년에는 68%, 2032년에는 99%로 이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백두산이 폭발하면 그러면 얼마만큼의 피해가 발생할까.
본래 높이는 표고 4,000미터가 넘었다. 그 산이 폭발했다. 이와 동시에 산체의 윗부분이 날아가 현재의 높이는 2,851미터에 그치고 있다. 1815년 4월에 발생한 이 산의 폭발로 분출된 화산재는 150억톤으로 추정된다. 인도네시아 숨바와 섬의 탐보리 화산이 바로 그 산이다.
이 탐보리 화산 폭발의 재난은 실로 참혹했다. 숨바와 섬에서의 사망자만 1만여 명에 이른다. 그 뒤 화산폭발로 인한 질병과 기아로 8만 명 이상이 더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나중에 알 게 된 사실이지만 탐보리 화산 폭발은 전 세계적인 기상이변을 불러와 그 다음 해 미국 북동부지역에는 여름에도 서리가 내렸다. 유럽의 상황은 더 비참했다. 추운 여름으로 대흉작과 함께 식량폭동이 빈번히 발생했다.
한반도도 예외가 아니었다. 경상도에 9만여 명의 절량민(絶糧民)이 발생했다. 또 콜레라가 창궐해 수 만 명이 쓰러졌다. 순조시대부터 일기 시작한 대대적인 민란의 한 원인을 제공한 것.
백두산은 미국의 옐로우스톤, 일본의 후지산과 함께 세계적으로 가장 위험한 화산으로 꼽힌다. 그 백두산의 폭발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는 사안으로 폭발 시 탐보리 화산 폭발에 준하는 재난을 몰고 올 수 있다는 거다.
그 백두산 인근에서 김정은의 북한은 계속 핵실험을 해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화구가 급격히 부풀어 오르는 등 폭발 전조 현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백두산 폭발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다.
이래저래 위험한 일을 계속하는 게 김정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