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즐길 곳 많고 맛있는 음식많은 LA… 내집 마련 힘들어

2016-09-22 (목)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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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서 집구입 6가지 조언, 당장 아이가 없어도 좋은 학군 따져봐야

▶ 가족 소개하는 동영상 등 경쟁력 갖춰라

즐길 곳 많고 맛있는 음식많은 LA… 내집 마련 힘들어

아이가 없어 당장 학군을 따질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도 학군이 좋은 동네의 집을 사면 나중에 더 좋은 가격에 팔 수가 있다.

LA 예찬론자들은 강조한다. 비싼 물가에 교통지옥이지만 멋진 곳이 많고, 즐길 거리가 넘치며, 맛있는 식당도 많은 말 그대로 쿨(cool)한 곳이라고. 사진작가인 제프 민델은“예술가가 넘치고 스몰 비즈니스가 활력 넘치는 멋진 곳이 LA”라고 말한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휘트니 모리스도“동부와 서부, 남부까지 크고 작은 도시들에서 살아봤지만 결국 다시 LA로 돌아왔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민델과 모리스처럼 LA를 사랑하는 이들은 많지만 이곳에서 내 집을 장만해서 살기란 역시 만만치 않은 곳이다. 부동산 시장은 가격도 비싸지만 경쟁도 극심하다. 민델과 모리스를 통해 LA에서 집을 장만할 때 잊지 말아야 할 6가지 조언을 소개한다.

■집을 보기 전 원하는 걸 명확히 해라
모리스 부부가 베니스에 집을 장만하기 전 가장 원했던 것은 자연 가운데 있으면서 편의시설을 걸어서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모리스는 “베니스의 집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전 30군데도 넘는 집들을 살펴봤다”며 “베니스의 집은 걸어서 필요한 모든 곳에 갈 수 있고, 자전거도 탈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라고 말했다.

집을 사는 것은 결혼과 같아 스스로 협상을 하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협상을 하려면 출발선이 필요하고 그 출발선이 바로 본인이 원하는 것이다. 이는 명확하면 명확할수록 나중에 협상하는 과정에서 유리하다.


즉, 본인이 생각하는 반드시 갖춰야 할 조건들은 리스팅에 올라온 매물 중 하나씩을 제거해 나가는 과정에서 유용하다. 또 가격대와 위치, 베드룸 개수 등 최종 결정 때까지 분명한 요구조건이 판단에 큰 도움이 된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라
LA 뿐 아니라 어느 도시에서든 집을 산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LA라면 조금 더 대단한 일로 봐도 무방하다. 부동산 시장의 엄청난 경쟁 때문이다.

민델은 “아내와 나는 초현실적으로 집을 사는 문제에 접근했고 드림 하우스를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이미 오래전에 내렸다”고 말했다.

큰 욕심을 덜어내자 자신감이 생겼다. 민델의 가족은 주택을 구입해 고쳐서 살 것을 각오하고 매물을 뒤졌고 가격과 관련된 부분에서 협상에 많은 여유를 갖고 임할 수 있게 됐다.

■미래를 고려하라
부동산 구입은 일생을 두고 고려해야 할 빅 게임이다. 당장 가정을 꾸릴 계획이 없더라도, 당장 학교에 보낼 자녀가 없더라도 이 같은 상황을 미리 고려할 수 있다면 이후에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아이가 없어 당장 학군을 따질 필요가 없을지라도 좋은 학군의 집을 살 수 있다면 최소한 나중에 팔 때 좋은 가격에 팔 수 있을 것이다.

첫 아이 탄생을 앞두고 있는 모리스는 “20대와 30대에 원하는 것들이 전혀 달랐다”고 회상했다. 수년 전 모리스와 그녀의 남편은 당장 작은 집에서 시작해야 했고 갖고 있던 짐들을 대부분 처분해야 했다. 그녀는 “미래를 예측하지 못한 탓에 지금은 침실의 클로젯을 미니 아기방으로 임시로 써야 할 상황”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갖고 있는 옷가지들의 절반을 처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열한 경매 전쟁에 대비하라
민델은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아낸 뒤 치열한 경쟁을 예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LA의 많은 집들은 구매한 뒤 고쳐 되파는 사람들의 경재 경쟁이 치열한 곳으로 이들과의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고 현실에서도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LA에서는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아낸 뒤 전문 투자자들과의 경쟁에 직면하면서 낙담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이들 투자자들은 집을 살기 위한 공간이 아닌 투자해서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보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나만의 경쟁력을 갖춰라
앞서 말한 전문적으로 또 많은 돈을 가진 투자자들과의 경쟁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셀러를 설득할 수 있는 나만의 경쟁력을 갖춘다면 불가능한 게임이 아니다.

민델은 “하루 해가 뉘엿뉘엿 질 때 셀러가 ‘이제 그럼 바이어를 누구로 정할까’라고 생각할 때 어필할 수 있는 무언가를 준비해서 보여줘야 한다”며 “어떤 이들은 설득력 있는 개인 편지를 쓰는 이들도 있고, 또 어떤 이들은 가족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만들어 이메일로 보낸다는 말도 들었다”고 전했다.

■아웃도어 공간의 가격을 깎지 마라
남가주의 멋진 날씨는 LA도 마찬가지로 야외에서 활동하고 생활하기에 좋은 여건을 만들어 주고 있다. 그만큼 스마트한 바이어는 집에 딸린 아웃도어 공간을 생활공간으로 변신해 활용하고 이에 합당한 가격을 감당하고 있다.

모리스의 가족이 큰 집 대신에 작은 집을 선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연중 습한 플로리다에서 이사 온 모리스 가족은 거의 항상 맑은 LA의 집을 선택하며 야외 공간에 주목했고 집을 선택한 뒤 뒷마당에 가로 2피트, 세로 4피트 크기의 그늘을 만들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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