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음향은 영화 완성도 높이는 예술”

2016-09-09 (금) 09:51:42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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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리웃 활약 최성록 음향감독

▶ 영화 ‘밀리언 달러 덕’ 슬램댄스 출품·수상

“음향은 영화 완성도 높이는 예술”

14일 애니멀 플래닛 채널에서 방영되는 영화 ‘밀리언 달러 덕’의 음향 감독 최성록씨가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에서 ‘사운드’(음향)는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죠”

한인들이 영화의 다양한 분야에서 할리웃 메이저 영화계에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영화 음향은 아직까지 한인들에게 생소한 분야다.

그런데 할리웃의 메이저 제작사에서 올해 슬램댄스 영화제에 출품해 장편 다큐멘터리 심사위원상과 관객상을 휩쓴 영화 ‘밀리언 달러 덕’(The Million Dollar Duck)의 사운드 작업을 총괄한 한인이 있다.


이 영화를 비롯해 ‘설국열차’ 등 수십 편의 영화와 TV시리즈 사운드 편집 및 디자인을 담당하는 등 한국과 할리웃에서 활약해 온 영화 음향 전문가 최성록(43)씨다.

할리웃 영화사 라이온스 게이트가 오는 10월 극장 개봉을 예정하고 있는 ‘밀리언 달러 덕’의 사운드 에디팅과 믹싱을 끝낸 최씨는 “이 영화 감독과 친분이 있어 촬영 시 녹음을 담당했고 편집을 기다리다 슬램댄스 영화제 진출 소식을 접했다. 부랴부랴 영화제 상영을 위한 임시 믹싱을 했고 1월 초 영화제 상영일 라이언스 게이트와 애니멀 플래닛과의 계약이 결정돼 얼마 전 극장용과 TV용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다.

영화 사운드 작업은 다양한 분야로 세분화된다. 최씨는 대사 편집(Dialogue Editor)로 시작해 주어진 영상에 맞는 사운드를 붙이고 다듬는 음향 편집(Sound Editor), 완성된 여러 분야의 사운드 트랙을 모아 조정하는 믹싱(Mixing), 개별 사운드를 디자인해서 만들어내거나 영화 전체적인 사운드를 디자인하는 음향 디자이너(Sound Designer) 등 모든 분야를 섭렵했다.

최씨는 “최근에 작업한 ‘설국열차’(Snowpiercer)와 한국에서 한 ‘클래식’이 가장 애착이 가는 작업이다. 특히 영화 ‘클래식’은 작업을 하면서 점점 영화가 좋아져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뒤 영화계에 뛰어든 특이한 경력이 있다. 조선해양공학과 출신인 그가 영화계에 입문한 건 대학 시절 영화동아리 ‘얄라셩’에서 16mm 단편영화를 연출하면서다. 이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대학원 영화음향 전공 1기로 졸업했고, USC 대학원에서 영화 전공으로 석사를 마친 뒤 USC에서 강사까지 하는 등 정통 코스를 밟았다.

최씨는 “영화 제작과정 중 사운드 부분이 가장 어려워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졸업 즈음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대학원에 음향전공이 신설돼 입학하게 됐다”며 “대학원 1학년 때 ‘라이브톤’이라는 회사에서 사운드 에디터로 일하면서 영화 음향의 길을 걷게 됐다”고 전했다.

한예종 영상원을 졸업하고 ‘블루캡’에서 경력을 쌓은 후 독립한 그는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을 비롯 ‘클래식’ ‘태극기 휘날리며’ 등의 충무로에서 영화 음향작업을 하며 한예종 영상원 대사편집 강의를 나갔다. 최씨는 “USC 영화대학원에서 단편 영화들을 연출하고 다른 작품들의 사운드를 담당했다”며 “졸업과 함께 몇 년 간 USC에서 믹싱(Mixing) 강의를 했고 조그만 회사를 설립해 영화와 다큐멘타리 작업을 현재까지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상 조금 더 나은 작업을 하는 게 목표라는 그는 “‘밀리언 달러 덕’이 오는 14일 오후 9시 애니멀 플래닛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된다. 영화가 무척 재미있어 즐겁게 작업한 작품이니 많은 시청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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