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헐값 오퍼’ 그에 걸맞은 근거 있어야 협상 가능

2016-08-25 (목)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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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어가 확인할 것들, 시장을 완벽하게 이해하는지 체크

▶ 장시간 팔리지 않은 매물 찾는 것

‘헐값 오퍼’ 그에 걸맞은 근거 있어야 협상 가능

바어이어 입장에서 헐값 오퍼를 제시하길 원하면 장기간 팔리지 않는 매물을 선택해 공략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번 여름 결국 집을 팔지 못했다면 가을에 거는 기대가 남다를 것이다. 바이어들의 다급함이 느껴지고, 더 좋은 조건의 오퍼가 올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실제로 이번 여름 내내 팔리지 않는 집을 리스팅해 둔 셀러들은 할러데이 시즌이 다가올수록 다급해지기 마련이다. 실제 할리데이 시즌은 셀러들에게 불리한 타이밍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다른 셀러들은 리스팅이 끝날 때까지 내버려뒀다가 내년으로 넘기려는 이들도 있다. 집이 팔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아니면 말고’라고 생각하는 이들이다.

주택 시장의 주도권이 일부 셀러에서 바이어로 옮겨지면서 ‘헐값 오퍼’(lowball-offer)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바이어 입장에서 헐값에 사겠다고 오퍼를 던질 때는 장시간 팔리지 않은 매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바이어들이 헐값 오퍼를 던지면서 행하는 6가지 실수를 소개한다.

■ 시장을 이해하지 못한다
샌프란시스코 파라곤 부동산 그룹의 패트릭 찰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헐값 오퍼를 내기 전에 당신의 에이전트가 시장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바이어 위주 시장인 곳에서는 간단하겠지만 그 반대 경우라면 주의해야 한다. 일례로 뉴욕 맨해턴의 경우, 매물은 줄어들고,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이며, 바이어들의 식욕이 왕성한 이유 때문에 셀러들은 호가(asking price)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 제대로 된 에이전트를 못 구했다
잘못된 부동산 에이전트를 선택하면 의욕적으로 낸 오퍼가 셀러의 심기를 건드리면서 협상이 좌초되는 경우로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가끔 에이전트들은 헐값 오퍼를 내기를 주저하는 경우도 있다. 바이어에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기 보다 어쨌든 딜을 완성시켜 커미션을 챙길 생각만 가득한 경우가 해당된다. 물론 협상 기술이 떨어지는 에이전트도 있기 마련이다.

■ 헐값의 근거가 없다
호가보다 낮은 가격에 내는 헐값 오퍼는 그에 걸맞은 근거가 있어야 한다. 이점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면 협상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핵심은 낮은 가격을 제시한 이유다. 그것이 인근 시세가 됐든, 해당 주택과 관련된 이슈가 됐든 셀러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흠집만 낼 요량으로 지나치게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 두고두고 스스로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 얼마를 지불할 수 있을지 모른다
부동산 시장의 호황이 끝날지 모른다는 바이어 입장에서의 기대감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바이어들은 더 좋은 조건에 사길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비싸게 살까봐 전전긍긍하는 바이어들이다. 그러나 셀러도 한계가 있는 입장이다. 그들이 지고 있는 모기지 등 주택의 가치가 부담인 사람들이다.

따라서 바이어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불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깎고 깎았는데도 셀러가 일정 선에서 더 이상 양보하지 않으면 당장 협상 테이블을 떠나야만 하는 가격 말이다. 양측의 입장에서 어떤 가격 포인트는 주택이 지닌 가치를 떠나 더 이상 협상을 진행할 가치가 없어져 소멸되는 순간이 있다.


바이어는 주택 가격이 어느 선까지 올라갈지 마음속에 정해둬야 하고 첫 번째 오퍼에서 힘을 모두 낭비해서는 안 된다. 바이어가 “최상의 마지막 오퍼다”라고 말하는 순간, 본인은 스스로 벼랑 끝에 서게 되는 논리다.

■ 명확하고 쉽게 제안하지 않았다
헐값 오퍼를 던진 뒤 바이어는 가격을 제외한 다른 조건들은 모두 셀러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를 바란다.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애리조나 주립대 WP 캐리 비즈니스 스쿨의 부동산 전문 제이 버틀러 교수는 “가능한 많은 비상계획들을 미리 세워두는 것이 좋다”며 “요즘은 론 심사과정이 까다로워져 사전승인이라도 받아 준비해 두는 등 철저를 기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 언제나 캐시가 최상의 딜로 이어진다
바이어가 캐시로 지불하든, 모기지를 받아야 하든 셀러의 관심은 빠른 시일 내 받을 수 있는 돈에 쏠려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캐시 딜이 보다 위력적이다.

심지어 압류된 집이라 셀러가 은행인 경우도 헐값 오퍼지만 캐시 딜을 선호한다. 모기지를 받아야 하는 경쟁 상대보다는 매력적인 까닭이다. 실제로 모기지와 연관된 딜을 하는 은행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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